[현장르포] 우리의 아픔 ‘60년 단절의 땅’...탈바꿈 중인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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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우리의 아픔 ‘60년 단절의 땅’...탈바꿈 중인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 권영복 기자  bog0170@naver.com
  • 승인 2022.04.08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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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과거, 밝은 미래’ 의미...‘기억공간 잇-다’ 5월 문 열어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텅 빈 수십여 개의 비어있는 성매매업소들이 즐비하게 연결된 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권영복 기자)

| 중앙신문=권영복 기자 | 7일 오후 2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성매매 집결지는 수원역 분당선 13번 출입구와 불과 직선거리로 150여 미터밖에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큰 길가에서 몇 걸음만 더 들어가면 바로 우리들의 수많은 아픔이 서려있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였다.

그 아픔이 자그마치 반세기가 넘는 60년 세월이다.

큰길에서 몇 걸음 더 발길을 옮기면, 지난해 폐쇄된 집결지 일대를 드나들었던 그리 넓지 않은 좁은 도로가 나타난다. 주변엔 모텔과 여관 등 과거 성업 중이던 숙박업소들이 즐비했다.

성매매 집결지 인근 주변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거엔 없었던 인도(보도블록) 설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권영복 기자)

이 도로 곳곳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거엔 없었던 인도(보도블록) 설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가끔은 굴삭기가 공사 중인 일대 주변에 굉음을 내고 다니면서 어수선했고, 각종 자재를 실은 화물차도 공사장을 다니면서 자재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또 과거 성매매 업소로 운영했던 허술했던 건물들이 철거되고 그 자리는 신축건물이 지어져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3~5층짜리 신축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한쪽에선 남성 인부 2명이 성매매업소 철거 중 나온 것으로 보이는 스티로폼을 포대에 담고 정리 중이었다.

‘기억공간 잇-다’는 공사 중인 좁은 도로 뒤를 지난 후미진 또 다른 골목 안에 54㎡ 규모의 단층구조로 지어졌다. (사진=권영복 기자)

인도 보도블록 공사장에 있는 여성 안전요원에게 수원시에서 지은 기억공간 잇-가 어디 있는지 기자가 묻자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주변이 성매매 집결지인지는 알고 있지만, ‘기억공간 잇-건물이 어디에 지어졌는지 모르는 듯했다.

기억공간 잇-는 공사 중인 좁은 도로 뒤를 지난 후미진 또 다른 골목 안에 지어졌다. 54규모의 단층 건물인 검은색을 하고 있는 건물 안 전시공간은 아직 꾸며지지 않은 미 개방 상태로 문이 잠겨 있었다. 문이 잠긴 여기에는 전시공간과 소통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건물 앞에는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온 골목길,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가 되다란 글과 함께 지금까지의 추진과정과 배경들이 설명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업소들의 출입 유리문에는 ‘마을발전을 위해 자진 폐쇄했다’ ‘앞으로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권영복 기자)

기억공간 바로 옆 주변으로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텅 빈 수십여 개의 비어있는 성매매업소들이 즐비하게 연결된 모양을 하고 있다. 아무도 없는 비어있는 업소 중에는 출입구가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곳, 내부공사를 위해 자재를 쌓아놓은 곳도 눈에 띄었다.

모든 업소 출입문들이 안이 훤하게 보이도록 유리문을 하고 있어 특이해 보였다.

이 업소들의 출입 유리문에는 마을발전을 위해 자진 폐쇄했다’ ‘앞으로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또 다른 업소 출입문에는 해당 건물주가 성매매업소를 운영했던 세입자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폐쇄 전에는 많은 사람들로 밤에는 불야성을 이루며 붐볐을 곳이다.

성매매업소 철거 중 나온 것으로 보이는 스티로폼이 포대에 담기고 있다. (사진=권영복 기자)

수원시는 전시 공간 콘텐츠 개발 등 준비 과정을 거쳐 5월 이후 문을 열 예정으로, 이곳을 역세권과 연계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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