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포용의 리더십’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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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인 ‘포용의 리더십’ 발휘해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2.03.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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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지난 9일 역대 가장 치열했던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초박빙’으로 전개된 이번 선거에서 윤 후보는 48.56%(1639만 4815명)를 얻어 1614만 7738명(47.83%)의 지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24만 7077표) 차로 힘겹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이번 대선은 그 과정과 결과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선거였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란 평가’가 보여줬듯 대선 과정은 그리 미래지향적이지 않았다.

직선제 부활 이후 가장 적었던 득표 차이나, 극명하게 갈린 지역구도, 그리고 현 정치권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이념과 지역, 세대에 이어 젊은 남녀 유권자들의 심각한 인식 차이를 낱낱이 보여줬다.

그만큼 양당 지지자들이 총결집했고, 그로 인해 대립의 언어가 난무한 선거였다. 역대 최대의 비호감 선거란 언론 프레임도 정치,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데 한 몫 했다.

비호감 선거란 프레임과 달리 투표율은 지난 19대 대선과 거의 같았다. 말 그대로 비호감 선거였다면 투표율이 훨씬 낮았어야 했는데, 국민들은 지지하는 후보들에게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이번 대선에서 발전적 경쟁과 후퇴적 경쟁이 동시에 있었다고 본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나라의 기둥이 돼야 할 ‘2030 세대’에게 남긴 상흔(傷痕)이 너무 깊이 패였다.

그 상처를 누가 책임지고 치유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젠더갈등을 이른바, '세대포위론'이란 해괴한 선거전략으로 부추겨 20대의 남녀간 분열을 조장하고, 갈라치고 혐오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한국 정치에서 큰 해악을 남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그 전략을 수용하고, 편승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20대 남녀 사이 반대 현상이 나타났지만 어느 한쪽으로 표가 극단적으로 쏠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가져본다. 20대 청년세대는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이란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젊은 세대로, 정치권은 이를 유념해야 한다.

발전적 경쟁이라고 한다면 선거 막판에 제기된 정치교체 여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다.

비록 이재명 후보가 선거 후반 구도개선 차원에서 통합정부 등 정치교체에 대한 공약을 제시했지만, 이 후보가 패배했다고 해서 민주당은 그것을 없던 일로 치부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약속한 정치교체에 대한 비전과 대장동 특검에 대한 원칙을 견지해야 국민들에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속과 원칙을 파기한 대가가 대선 패배에서 한 원인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윤 당선인도 건설적인 다당제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태동시킴으로써 그 동안 대립과 갈등 중심의 양당정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선거는 경쟁이다. 그러나 갈라치기로 분열을 조장하고, 서로 혐오케하는 것은 선거 경쟁원리의 본령(本領)과 다르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해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하는 이유는 경쟁을 통해 국가 통합을 이루고, 국민 화합을 도출해내기 위함이다.

검찰총장이 곧바로 대통령에 오르는 일은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자, 최초의 일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에서 26년을 봉직했기 때문에 유세과정에서도 피의자를 마주보는 듯한 직업적 속성을 자주 표출하곤 했었다.

특히 법과 원칙을 자주 얘기하지만 그 말 만큼 공허한 표현도 드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자주 말한 대표적인 정치인이었다.

정치는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정책이나, 사람들을 조정하고 타협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정치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지, 법을 갖고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검사 시각을 유지하면 많은 방해와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흔히 선거가 시(詩)라면 국정운영은 산문(散文)이라고 비유한다.

윤 당선인이 써야 할 산문의 제목은 대전환기, 포용의 리더십이다. 이 리더십엔 3가지 도구가 필요한데, 그것은 가치와 소통, 그리고 신뢰다.

윤 당선자의 전환기, 포용 리더십은, 정치권이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견제와 협력의 지혜로 어우러져야 모두가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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