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퇴행 세력’ 국민이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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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퇴행 세력’ 국민이 지켜본다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2.02.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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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문재인 대통령의 야심찬 검찰개혁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말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당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43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우리 윤 총장님"이라며 엄청난 믿음을 줬으나, 그는 제1야당의 대권후보가 돼 ‘적페청산’이란 기치를 내걸고 문 대통령의 ‘事後(사후)’를 벼르고 있다.

지난 얘기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조 전 장관의 수사가 끝난 뒤, 강희철 기자(한겨레신문)는 '법조외전'이란 책에서 "요란한 구호만 난무하던 문재인 정권도 어느덧 후반기, 다시 '검찰의 시간'이 오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사실 그런 예상을 한 것은 그 뿐 만이 아니었다. 조 전 장관이 아무리 억울하다 해도 울림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상황을 만든 장본인 중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가 대권출마를 선언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 직무에서 검찰 사무는 0.1%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것은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작동 원리가 돼야 한다. 그러나 검찰 사무가 대통령 직무의 0.1% 밖에 되지 않지만(문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이 싸우는 내내 침묵했다) 현실에서 여론에 반영된 검찰 직무 파장은 그 이상이었음을 부인키 어렵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법 공화국’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집권 시) ‘적폐수사’를 하겠다"며 ‘정치보복’을 예고한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추진한 ‘검찰개혁 구상' 자체를 모조리 뒤집어 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에게 예산권을 주고, 민주주의에서 견제와 균형 원리로 도입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총장의 이같은 공약은 말 그대로 ‘검찰 공화국’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심산(心算) 외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만약, 이런 상황이 현실화 될 경우 '차관급'에 불과한 검찰총장은 사실상 대통령 다음의 권력자가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自明)한 일이다.

단언컨데 그러한 검찰총장의 ‘권력(權力)’과 ‘권한(權限)’은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육·해·공 참모총장'이 가진 권력을 능가할 뿐 아니라, 국정 곳곳에서 ‘파란(波瀾)’을 일으킬 것이다.

'총'과 '극초음속미사일'로 국민을 위협할 수 없는 세상이다. 권력자는 정치검찰을 동원하면 사법적 외양으로 세련된 포장이 가능하다. '피 흘리지 않는 사회적 매장'에 범죄의 낙인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편은 없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암시하면서 "대통령이 ‘간여(干與)’ 치 않고, 시스템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이란 말을 이용해 자기 발언이 '정치보복이 아니다'는 ‘외피(外皮)’에 덧씌운 것이다. 대통령이 지시한다 해서 하고,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그런 것이 아니라, (검찰은) 수사 단서가 있으면 수사하고, 또 법원에서 사법 심사를 받는 '일련의 형사 사법절차'를 원론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그 자체가 만능이 아니고, 큰 ‘함정(陷穽)’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설사 아무리 좋은 시스템·체제를 갖춘다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없는 좌절과 실패가 반복돼 온 사실을 우리는 봐 왔다. 외피는 모두 시스템으로 ‘분식(粉飾)’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형사사법시스템도 외양상 다름없이 작동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간여했다는 직접 증거는 없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사건의 배경엔 광우병 촛불시위가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시위가 확산되자, ‘아침이슬’ 노래소리가 청와대 뒷산까지 들려왔다고 고백했다. 촛불에 타죽을 수 있다는 소름 끼치는 얘기다. 당시 정권은 그 배후에 ‘노무현 세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딜레마를 눈치챈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은 태광그룹 세무조사를 단행했고, 정권에서 사인을 받은 대검중수부는 수사를 거쳐 십수명을 구속했다.

마지막 단계에서 권양숙 여사가 나왔고, 급기야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저(私邸)’와 가까운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권의 사인은 시스템 일부가 아니고, 거의 전부일 수 있다. 검찰이 수사 단서가 발견돼 이 사건을 자발적으로 수사했다고 한다면 터무니 없는 소리일 것이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적폐수사’ 발언을 사과하면 어떨까 싶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위정자의 뜻대로 움직이는 시대가 지났고, 국민들이 우리 정치의 퇴행을 부추기는 세력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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