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기 어때] 구수한 메밀면과 은은한 육향의 적절한 조화 ‘성남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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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기 어때] 구수한 메밀면과 은은한 육향의 적절한 조화 ‘성남 평양냉면’
  • 박도금 기자  jasm8@daum.net
  • 승인 2018.03.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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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도금 기자 | 경기도 성남에서 찾은 평양냉면의 감미로운 미각은 특별하다. 평양냉면의 맑고 깊은 맛을 살려내어 냉면의 역사만큼 오래된 평양냉면 마니아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성남에서 맛보는 평양냉면은 기존의 터줏대감으로 명성을 알려온 평양냉면에 밀리지 않고 90%의 메밀 면과 순수한 육수의 내공으로 전통적인 맛을 보여준다. 육수의 감칠맛과 은은한 풍미뿐만 아니라 메밀의 구수한 맛까지 살린 평양냉면, 이제 성남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리운 고향에서 먹던 구수한 메밀 맛을 기억하다>

평양냉면의 역사는 길다. 문헌적으로는 고려 중기부터 시작된 이북음식이다. 평양 대동강 구역의 의암동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메밀 반죽을 면으로 뽑은 것도 처음이라고 전해온다. 평양냉면의 고향은 평안도 남부와 황해도 북부지역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로 넘어오며 대중적인 음식으로 발전했는데, 주막과 요릿집에서 냉면을 팔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가난했던 시절의 구황작물이 건강을 위한 식재료로 사랑받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 이후 설렁탕과 함께 냉면도 외식 메뉴에 등장했는데, 그 시절에도 은은한 육수와 툭툭 끊어지는 메밀 면을 즐기던 어른들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평양냉면의 전통을 지켜온 맛집으로는 의정부와 을지로, 장충동 등이 원조 맛집이다. 고기 육수만 쓰는 곳도 있고 동치미 국물을 섞어 쓰는 곳도 있는데, 취향 따라 마니아층이 다르다.

 <평양냉면의 맑고 깊은 육수 향과 맛을 찾아내다>

평양냉면처럼 음식의 깊은 맛을 알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일도 흔치 않다. 누구 입맛에도 첫맛은 밍밍하고 다시 먹어도 심심한 그 맛의 깊이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먹다 보면, 밋밋하기만 했던 육수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육향과 구수한 맛을 깨닫게 되고 어느새 그 맛에 이끌려 맛집을 찾아다니게 된다. 알싸하게 매운 함흥냉면을 좋아하는 이들도 평양냉면의 담백한 육수 맛을 알게 되면 두 가지의 냉면 앞에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평양냉면은 맛을 알기도 어렵지만, 맛을 내기도 까다로운 음식이다. 문을 연 지 6년 만에 평양냉면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성남의 평양냉면집은 한우 사태와 양지, 설깃살 등으로 육수를 내는데, 고기 특유의 향이 감미롭게 살아있다. 다시마와 표고버섯으로 은은한 풍미를 살린다. 메밀 면은 전날 찧은 신선한 메밀가루로 반죽하는데, 투박하고 구수한 메밀 맛이 일품이다.

<평양냉면, 이북식 만두와 함께 즐기면 푸짐하다>

평양냉면은 추운 겨울에 먹어야 제 맛 이라지만,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서늘하게 즐기는 미각의 즐거움이 있다. 평양냉면이 나오면 후루룩 육수부터 한 입, 맛을 본다. 처음엔 순수한 육수와 메밀 향으로 먹다가 반쯤 국수를 남겨 식초와 겨자를 더하면 자기만의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평양냉면에는 이북식 만두를 함께 시켜야 제격이다. 손으로 밀어서 만든 투박한 만두피에 간 고기와 두부, 숙주가 넉넉히 들어있는 이북식 만두는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반으로 툭 잘라서 초간장을 뿌려 먹으면, 깔끔한 냉면만큼이나 담백한 맛에 반하게 된다. 반찬으로 나오는 새콤한 백김치와 상큼한 무절임은 시원하고 깔끔하다.

특히, 메밀면은 날씨와 습도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날 도정한 메밀가루로 반죽을 한다. 메밀 함량의 순도가 높을수록 신선하고 구수한 맛이 살아있다. 90% 메밀함량으로 만든 메밀면은 메밀 향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식초나 겨자 없이 순수한 메밀면과 은은한 육수로 평양냉면의 전통적인 맛을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새콤한 백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개운하게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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