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근혜 前대통령 ‘특사’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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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박근혜 前대통령 ‘특사’ 셈법 복잡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1.12.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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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정대한 선거 운동이 '대선판도' 좌우
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특사)을 전격 단행해 대선을 7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여야 모두 이번 특사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면서도 자당 대선 후보들에게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책임 문제에 일찌감치 선을 긋는 모양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대선후보 모두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 특사 논의 과정에 당과 후보가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못을 박았다.

강성 촛불개혁 세력들의 이탈을 염두에 두고 청와대 결정에 서둘러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심각하다며 '어쩔 수 없는' 특사였음을 강조했다.

당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최근 건강이 악화해 더는 시간을 늦출 수 없었던 부분이 특사가 당겨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듯 이재명 후보는 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현실의 법정은 닫혀도 역사의 법정은 계속됨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책임론'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은) 그 동안 여러가지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까지 해 있는 상황이었다"며 "문 대통령으로선 이런 저런 참작해 사면을 결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자칫 보수 분열의 단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처럼 '건강 악화', '대통령의 결단' 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특사 발표 직후 옛 친이(親 이명박)계 의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빠진 점을 지적하며 강력 반발했다.

또 '진박(眞朴)'을 자처해 온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석방 축하 집회를 열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에 중형을 끌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는 장기적으로 대선레이스에서 이번 특사가 자신들의 후보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중도층 확장의 발판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결국 중도층 공략이 관건인데, 그들에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무리한 결정으로 읽히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입'에 기대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상화, 즉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면도 윤석열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22년형이 확정돼 4년 9개월 가까이 수감생활을 해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 집행이 끝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복권됐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와대는 그 동안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논의된 바 없다며 거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박 전 대통령 건강 악화가 사면에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사면 발표 직후 문 대통령은 "지난 시대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출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고뇌했다면서 사면 결정은 오롯이 대통령 결단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전격적인 사면 결정에 박 전 대통령은 " 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사의를 표한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 조만간 국민들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면에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당장 여야 정치권과 주요 대선 후보,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정책 대결 대신,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고 있어 이번 사면이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공명정대(公明正大)한 ‘패어 플레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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