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저승에서라도 용서 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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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저승에서라도 용서 빌어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1.11.2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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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 씨가 지난 23일 향년(享年) 9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31년생으로 11대와 12대 대통령을 지냈다.

지난달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생을 마감한지 28일 만의 일로, 그는 노 전 대통령관 달리 사죄도, 반성도 없이 세상을 등졌다. 1~2년 전만 해도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던 전 씨는 지병인 혈액암이 갑작스럽게 악화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군사 쿠데타를 함께 일으켰던 동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같은 길을 떠난 것이다.

전 씨는 정치군인과 철권 통치자의 생을 살면서 한국 정치사에 큰 오점을 남긴 인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하나회’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조직을 만들어 이 조직을 통해 군사 쿠데타를 두 차례나 일으키며 정권을 잡았다.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상관을 연행하고 전방 군병력을 출동시킨 하극상이었다.

민주화 여정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당시 군 최고 실력자였다. 특히 광주에서 저지른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군이 행한 가장 잔혹한 범죄행위이자, 군사반란이었다.

체육관 선거라 불리는 간선제 방식으로 두 차례나 대통령에 선출돼 재임한 기간엔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의 인권탄압을 스스럼없이 자행했다.

이 뿐 아니라,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을 조작해 민간인과 대학생들이 투옥되고, 소중한 인생을 잃었으며, 언론통폐합이란 폭압적인 조치도 그의 재임 당시 이뤄졌다.

‘3저 호황이란’ 유례없는 상황을 맞아 경제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지만, 특정 재벌들에게 특혜를 몰아주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특별수사본부가 밝혀낸 금액만 9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불법자금 환수에 나서자 여기저기 자금을 은닉한 전 씨는 "통장엔 29만 원 뿐"이란 일화를 남기며, 숨지기 전까지 스스로 불법 자금을 내놓지 않았다.

간선제 선출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평생 동지인 노태우 씨를 대통령에 앉힌 뒤, 이른바 '상왕'처럼 군림하길 바랐지만, 들불처럼 번진 ‘6월 항쟁’으로 결국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다.

분열된 3김 덕분에 노태우 씨가 당선되긴 했지만, 이미 정권에 부담이 돼버린 전 씨는 백담사에 유폐(幽閉)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후 김영삼 정부 들어 결국 재판정에 두 손을 잡고 나란히 선 전 씨와 노 씨는 군사반란 혐의로 사형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섣부른 ‘사면(赦免)’ 조치로 불과 2년도 안 되는 수감생활을 마치고, 자유인으로 삶을 이어왔다.

이제 전 씨를 상징하는 말은 광주의 재판정 앞에서 그가 내뱉은 "이거 왜 이래"란 말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당시 광주 금남로 1가 ‘전일빌딩’)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명예훼손으로 재판정에 선 그는 끝까지 자신의 행위를 인정커나, 사과하지 않고 끝까지 부인했다.

그는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고 한 말은 그의 사고와 인생을 대변한다.

암 덩어리와 같은 사조직을 군(軍) 내에서 은밀히 운영하면서 능력관 전혀 관계없이, 특정 지역 출신 만을 골라 출세 길을 보장하며 줄을 세웠고, 이를 기반으로 군사반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민주화 열망에 가득 찬 국민들의 저항을 짓밟기 위해 무장 군인을, 그것도 가장 강력한 특수부대를 투입해 민간인을 무참히 학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참혹한 진상이 밝혀진 뒤에도 아무런 반성이나, 사과를 거부해가며 불법으로 거둔 뇌물로 평생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자식들에게까지 부끄러운 부를 물려준 몰염치(沒廉恥)한 인물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아직도 이 사건의 진상은 명백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초의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조차 확인된 바 없다. 이 사건을 일으킨 전 씨는 끝내 아무런 사과나 언급없이 유명을 달리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 “화장해서 전방 고지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을 뿐이다.

결국 전 씨의 사과 없는 사망으로 우리 역사에서 5.18은 영원히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됐다. 그리고 반성 없는 자에 대한 섣부른 용서는 역사에 큰 상처를 남길 뿐이란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저승에 간 전두환, 전 국민, 특히 유가족들의 꿈에라도 나타나(현몽:現夢) ‘역사적 과오’를 사죄하며, 용서를 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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