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한 감동, 진한 여운을 주는 작은 사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전 제목은 ‘어르신들의 사진 수다’ 일명, 사진으로 보고 듣는 ‘안성 어르신들의 사진 수다’가 안성천 우리동네 작은미술관 ‘결 갤러리’에서 열려 떠들썩하다. ‘어르신들의 사진 수다’는 ‘결 갤러리’에서 여는 아홉 번째 기획전시로, 안성시 미양면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생활 모습이 그대로 담긴 보통 사진전과는 좀 다른 특별한 사진전이다. 어르신들이 핸드폰으로 촬영한 것을 알고 나면 특별함은 배가된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뒤돌아보면 50년이라는 긴 시간이 훌쩍 가버린 10대 후반 찍은 흑백 결혼사진을 비롯해 나이 들어 주름이 깊게 페인 지금 젊은 그때를 기억하며 결혼 때 포즈를 취해보는 사진까지 다양하다. 70이 넘은 지금 그때의 포즈를 취해도 마음만큼은 변치 않았지만, 지금 실제 모습은 많이 변해 조금은 서글프다.
또 언제일지 모를 유난히 아름다웠던 붉게 물든 우리 마을 황홀한 저녁노을 모습도 담았다. 이른 봄 푸른 새싹이 돋는 사진부터, 손주 녀석들과 함께한 추억시간, 동네 논 옆에 있는 커다란 전봇대, 이번 봄에 유난히 화려했던 벚꽃, 과일수확, 담 한쪽에 핀 나팔꽃, 군대 갔다 휴가나온 군인 손주, 치매예방 화투놀이, 우리영감 자전거 타는 모습, 그리 예쁘던 겨울철 흰 눈 쌓인 장독대, 우리집 귀염둥이 젖소 등이 추억처럼 그대로 담겨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 특별한 사진전은 안성시 미양면 개정보건진료소의 특화사업으로 마련됐다고 한다. 이 일대에 거주하는 나이 63~83세 어르신 23분이 일상에서 만나는 인물과 동물, 풍경 등 생명력을 지닌 다양한 작품이 고스란히 담긴 총 80가지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24일 문을 열었고, 올 12월까지 전시한다.
얼핏 사진전 제목에 ‘수다’란 단어가 들어가 좀 시끄러울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 사진들을 보면 사실 우리들의 어머니 생각이 불연 듯 떠오른다.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느낀다면 더욱 진한 감동을 주는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이 담긴 사진전시회가 될게 분명하다.
사진전을 준비한 어르신들은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더욱 큰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전시회를 둘러본 김보라 안성시장은 “코로나 거리두기로 힘들지만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담아 여행하듯 어르신들의 정성 깃든 작품 하나하나가 감명 깊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 많은 어르신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