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오징어게임 속 추억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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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오징어게임 속 추억의 놀이
  • 김소영 기자  4011115@hanmail.net
  • 승인 2021.10.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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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부장
김소영 부장

| 중앙신문=김소영 기자 |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석권했다. 어린 시절 우리의 놀이문화를 소재로 어른들의 잔혹 생존경쟁을 다룬 내용이다.

성인관람 수준인데 오죽 인기가 좋으면 어린이들도 대체 오징어게임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성화다. ‘달고나’, ‘구슬치기’, ‘딱지치기’도 덩달아 인기다.

성인드라마다 보니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구전된 우리의 옛 놀이들을 귀담아 듣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구슬치기 어떻게 하는 거야?”, “달고나는 어떻게 만드는 거야?”, “오징어게임이 실제로 있어?”, “고무줄 놀이는 뭐야?”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놀이문화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삼 깨닫는다. 한편으로 지금의 어린이들은 그러한 놀이들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았는가? 지금의 어린이들은 기성세대처럼 골목에서 노는 일이 없다.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나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는 키즈카페에 가면 그제야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이마저도 부모들이 지근거리에서 철저히 지켜보고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그들만의 동심 어린 놀이를 할 기회가 적다.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친구도 있을 수가 없다. 만약 골목대장하는 아이가 있다면 어른들의 개입으로 ‘사회적 문제’ 수준으로 비화될 우려가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은 2년째 실내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다. 놀이동산은커녕 학교에 못 가는 날도 허다하다. 전자기기, 스마트기기가 없으면 소외된다. 닌텐도 게임기 없는 아이가 없을 정도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시청에 여념이 없다. 친구들과 만나서 뛰어놀기보다는 SNS를 통해 ‘한글 파괴 수준’의 줄임말 대화를 하고 만다.

지금의 아이들은 수십 년 전의 아이들보다 발달한 기계문명 속 수준 높은 게임을 접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른이 돼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어쩌면 그보다 훨씬 재밌을지도 모르는 놀이문화, 골목길에서 또래들과 부대끼며 웃다가 때론 다투기도 하며 노는 방법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 다시 되찾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급격히 변했고, 아이들끼리 놀기에는 어른들의 불안감이 몹시 큰 삭막한 시절이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면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축억 대신 ‘닌텐도 게임’과 ‘인기 유튜버’ 정도를 회상하지 않겠는가.

어릴 적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마냥 뛰어놀기 바뻤던 우리는 어느새 과도한 사교육, 아동학대와 방임, 벌어지는 빈부 격차로 인한 위화감과 차별 대우, 그로 인한 불신과 불안 등의 사회적 문제 속에 생존경쟁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바로 현실이라는 공감대가 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과도한 격차사회, 경쟁사회를 물려주어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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