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여주는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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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여주는 주유소
  • 김종대 기자
  • 승인 2021.10.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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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안성시를 관통하는 국도 338호선(서동대로)에 있는 한 주유소에선 기름을 넣은 트럭기사에게 서비스로 맛있는 라면을 끓여준다고 한다. 생수를 주는 주유소는 흔하게 봤어도, 라면 끓여주는 주유소는 처음이다.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라면, 말 그대로 화물차 기사에 대한 특별한 서비스 제공이다.

전기차가 점차 늘면서 사양산업 중 하나인 기존 주유소들이 변화에 변신을 거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이른 판단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지만, 어쨌든 라면 끓여주는 주유소는 평범하지 않고 좀 특별해 보인다.

화물차 기사들이 출출할 때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넣고 먹는 라면의 맛은 굳이 상상 안 해도 당연히 일품일 거라는 생각이다. 라면은 최고의 요리이다. 두바이 7성급 호텔인 버즈 알아랍의 총괄 조리장 출신으로 잘 알려진 스타셰프 에드워드 권이 예전 한 방송에 출연해 라면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요리라는 찬사를 들은 적이 생각난다. 그 말 대로라면,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요리를 선물 받는 것이다.

예전 주유소에선 비닐에 든 작은 양의 휴지를 판촉물로 만들어 기름을 넣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다. 그 시절 휴지는 좀 귀한 편이라, 차 안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그러나 그 휴지 판촉물은 조금 발전해 종이상자에 든 일명 곽티슈로 발전했다. 그렇게 차 안으로 들어온 곽티슈도 훌륭하게 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주유소에서 주는 먼지 나는 안 좋은 휴지는 되레 골칫거리가 됐다.

그렇게 주유소 곽티슈의 유행 아닌 유행이 끝난 후, 지금 주유소의 주유 선물은 생수 한 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인심인지 몰라도 말 잘하면 두병도 가능하다. 어차피 돈 주고 사서 마시는 생수, 주유소에서 주유 후 주면 감사 땡큐다. 더운 여름철 기름을 넣고 받아 마시는 시원한 생수 한 모금은 더위도 금세 잊게 해 준다.

사실 주유소에선 화물차를 운전하는 기사들을 특별히 모신다. 한 번 주유하면 보통 승용차 주유 금액의 4~6배인 자그마치 30만원에 가깝기 때문이다. 주유소엔 아주 큰 손님이다.

또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전국 고속도로 일부 휴게소에선 샤워실과 수면실까지 준비해 놓고 화물차 기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일이 고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선 이런 시설들로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줄이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화물차 교통사고 건수는 총 138557건으로,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4366, 부상자 수는 20784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화물차 사고로 인한 연평균 사상자가 42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고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는 화물차 기사들이 사고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공간과 맛있는 라면을 제공하는 주유소들이 더 늘어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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