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무더위가 한풀 꺾이며 가을 재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다. 김장배추를 비롯하여 가을감자 재배, 그리고 마늘 양파재배 준비까지…

지난 봄 손주들과 함께 한 텃밭재배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감자 캐기였다.

감자를 또 심자고 성화다. 그래서 이번 가을재배에도 감자와 김장 무. 배추를 재배해 볼 예정이다.

먼저 가을 감자 재배를 위한 씨감자 준비부터 알아보자. 가을감자 재배에서는 씨감자 관리를 철저히 하여 파종 후 안정적으로 싹이 올라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월에 심는 가을씨감자는 되도록 절단하지 말고 통감자를 그대로 이용하면 출현율이 좋아 수량이 많다. 통 씨감자는 싹이 나온 것을 확인한 후 파종해야 한다.

가을감자의 심는 시기는 중부지방은 8월 상~중순, 남부지방은 8월 중~하순이다. 감자는 밤과 낮의 온도 차가 크고 일장(낮의 길이)이 짧을 때 덩이줄기가 잘 굵어진다.

우리나라의 가을철 기온은 고온에서 점차 저온으로 떨어지며 밤낮 간의 온도 차이가 크고 일장도 단일로 변화되므로 감자의 생육 조건에 매우 유리하다. 따라서 가을 재배는 재배기간만 확보된다면 다른 재배시기에 비해 높은 수량을 올릴 수 있다.

또한 가을감자는 수확하는 시기에 저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확한 감자의 품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으며 이듬해 봄까지 단경기에 시장 출하할 수 있어 농가 경영상 유리하다.

그러나 가을감자 재배는 봄 감자 수확 이후 저장기간과 감자를 심는 시기인 8월 중하순의 높은 온도와 습도로 씨감자가 많이 썩어 밭에서 싹이 적게 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을감자 재배에서는 씨감자 관리를 철저히 하여 파종 후 안정적으로 싹이 올라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봄 재배시는 씨감자를 2~4등분으로 절단하여 한쪽이 30~40g이 되게 잘라 심는다. 하지만 가을감자 재배 시 씨감자를 절단할 경우 관리과정에서 씨감자가 썩는 문제가 발생하고 밭에 심은 후에도 절단면을 통한 세균 감염으로 썩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 씨감자를 심어 씨감자가 썩는 것을 줄이고 밭에서 싹이 올라오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

통 씨감자를 심을 때에는 30〜60g 무게의 직경 4~5cm 정도의 씨감자를 사용한다. 30g보다 작은 씨감자는 씨감자 관리과정에서 싹이 충분히 트지 않아 심고 난 후에도 성장이 느리고 수량도 적다.

2020년도 씨감자 형태별 가을재배 생산 실증 결과 통 씨감자를 심었을 때 밭에서 싹이 올라오는 비율(출현율)이 97%인 반면에, 절단씨감자는 54%만 출현했으며, 총수량 역시 통씨감자를 심은 것이 1.8배 많았다.

가을재배에는 새봉, 은선, 대지와 같이 휴면기간이 약 50~60일로 짧은 품종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해 봄 재배를 통해 생산된 씨감자를 사용한다.

가을재배용 통 씨감자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봄 재배 시 6월 중순 이전에 수확을 해야 가을감자를 심기 전까지 싹을 틔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수확한 씨감자는 85% 상대습도의 15~ 20℃ 기온의 저장고에 저장하는 것이 좋지만, 저장고가 없을 경우에는 비가림 하우스나 온실에 저장한다. 이때 차광막을 씌우고 옆의 창을 열어준 뒤 감자 상자에 담아 3~4단 정도 지그재그로 쌓아 저장한다.

따라서 가을감자 재배를 준비하는 농가에서는 같은 해 봄 재배에서 6월 중순 이전에 생산된 30~60g 무게에 직경 4~5cm 정도의 통 씨감자를 파종하여 재배하는 것이 상품의 품질 및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

이렇듯 가을 재배 감자는 씨감자만 잘 선택하여 파종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가을 감자 재배시는 봄에 6월 중순 이전에 수확한 감자 중에서 30〜60g 무게의 직경 4~5cm 정도의 씨감자를 사용하면 좋다.

올 가을 감자재배부터 실천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