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행사에 불만···타 후보 ‘평가절하’
정진석, 멸치···돌고래와 생장 조건 달라
'윤석열 패싱 논란'으로 번져 ‘확산일로’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은 했지만, 당 행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세 불리에만 몰두하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당내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친(親) 윤석열 그룹은 "지도부가 주인공이냐?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후보(윤석열)들도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 이유가 없다"며 당 주최 행사에 불만을 표출하며 다른 후보를 ‘평가절하’ 한 것이다.
그 동안 이준석·윤석열 갈등설의 확산을 경계해왔던 지도부도 친윤 그룹의 발언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도부는 "경선 시작 전 후보들을 모아 국민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것이 잘못이냐?", "윤석열 측이 도대체 무슨 전략인지 모르겠다"는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
친윤 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지, 지도부가 아니다"며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들은 푸른 등을 반짝이며, 바다를 헤엄치는 고등어처럼 싱싱하게 삶의 현장으로 뛰어야 할 때"라며 당 주최 행사를 노골적인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앞서 4일과 5일 각각 대선 예비후보가 참여하는 '봉사활동'과 '전체회의'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은 휴가를 이유로 모두 불참했다. 그러자 이준석 패싱 논란과 함께 다른 예비후보들은 "당을 개무시한다(안상수 전 인천시장)“, "선당후사 해야한다(하태경 의원), "당에 왜 들어온 것인가(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한 목소리로 몰아붙였다.
이에 정진석 의원은 후보들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당 행사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며 후보 간의 체급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멸치와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달라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당 후보 가운덴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도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한데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같은 발언에 당내 비판이 거세게 일면서 결국 '윤석열 발(發) 패싱 논란'이 갈등으로 번져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정 의원에게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고, 대선 예비후보인 박진 의원도 "당이 마련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대선 후보 전에 당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인데, 당원의 의무는 다하지 않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그간 '이준석-윤석열 갈등'에 대해 "공교로운 일이 겹친 것일 뿐"이라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왔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봉사활동 등 일정은 당대표실이 아닌, 경선준비위원회와 기획조정국이 만들었는데, (각 캠프에) 촉박하게 전달했으며, 그러다 보니 스케줄이 많은 대형 캠프에 일정상 혼선이 생긴 것“이라며 ”공교로운 일이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친윤 측에서 갑자기 당 행사와 지도부를 공격하고 나서 지도부 분위기가 돌변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무슨 전략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당에 들어왔으면 다 같이 안고 가야지 왜 갑자기 다른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우는가? (윤 캠프의 전략이) 맞는 전략인지 모르겠다"고 직시했다.
윤석열 캠프를 향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그의 캠프를 향해 "정당정치를 너무 모른다", "세력 과시 치중", "초보 캠프"란 비아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그 동안 많은 선거를 겪어봤지만 매일 당내 인물 누구를 영입했다고 발표하는 해괴한 짓은 처음 본다"며 "당에서 줄 세울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갈 정책과 비전을 내놓길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