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주민소환법 재정비 목소리] 잇따른 주민소환 ‘무산’…갈등 유발 ‘법 악용, 재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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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주민소환법 재정비 목소리] 잇따른 주민소환 ‘무산’…갈등 유발 ‘법 악용, 재정비해야’
  • 권광수·장은기·송석원 기자  729272@joongang.tv
  • 승인 2021.07.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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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주민소환제 내뱉는 일부 주민...순식간에 날아가는 ‘혈세’
누구나 주민소환 청구할 수 있는 허술한 현행법 재정비 목소리
혈세 낭비 초래, 갈등과 앙금 남아’…“청구인, 합당한 책임 있어야”

이천, 과천, 구리, 성남 등 경기도 내 3개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의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각각 추진됐지만, 모두 투표율 저조로 불발됐다. 이로 인해 주민 간의 갈등과 앙금은 물론, 애꿎은 세금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지자체 다수 시민들은 주민소환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합당하지 않을 경우, 주민소환 청구인에 대해 소요비용을 청구하는 등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천시립 화장시설 건립과 관련, 엄태준 이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하자 “이천시장님, 힘내세요. 우리가 지킵니다. 화이팅”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이천지역 곳곳에 게시됐다.
이천시립 화장시설 건립과 관련, 엄태준 이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될 당시 “이천시장님, 힘내세요. 우리가 지킵니다. 화이팅”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이천지역 곳곳에 게시됐다. (사진=송석원 기자)

#‘화장장 건립 반대엄태준 이천시장 주민소환

엄태준 이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A씨는 지난달 27일까지 서명기간 동안 2만 명 넘게 참여했지만 유효서명인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주민소환법에 따라 엄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이뤄지려면 만 19세 이상 주민의 15%(27000) 이상의 서명이 필요했었다.

A씨는 엄 시장이 공청회나 설명회도 열지 않고 화장장 부지를 선정했다고 주장하며 주민소환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소환투표 서명운동 기간 동안 지역 주민들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수백여 장의 현수막이 지역 곳곳에 내걸리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됐었다.

A씨는 지난 4월 이천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받아 서명운동을 벌였으나 무산됐다. 공사비 95억 원이 투입되는 이천시립 화장시설은 연면적 3000(지하 1, 지상 2) 규모이며 화장로 4기가 설치된다.

이천시립 화장장은 인근 여주시 경계에 추진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시장 주민소환제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지 갔지만, 이 문제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9일 오전 청사 유휴지 임시 천막자리에서 지역 사회단체장,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 소환투표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광수 기자)
김종천 과천시장이 지난 9일 오전 청사 유휴지 임시 천막자리에서 지역 사회단체장,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 소환투표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광수 기자)

#김종천 과천시장 시장 소환에 찬성한 분들도 살펴야 할 시민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도 개표 요건 미달로 무산됐다.

과천시 유권자의 3분의 1(33.33%) 이상이 투표해야 개표할 수 있지만 최종 투표율은 21.66%12409명에 불과했다.

주민소환투표 발의와 동시에 직무가 정지됐던 김 시장은, 시정에 복귀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정부의 ‘8·4 주택공급정책관련 과천 정부종합청사 유휴부지에 주택 4000호를 짓겠다는 정부 계획에 김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소환을 추진했었다.

시정에 복귀한 김 시장은 시장 소환에 찬성하신 분들도 모두 제가 살펴야 할 과천시민이다. 주민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업무 복귀 날부터 지역 곳곳의 민원현장을 아침 일찍 찾는 등 예전보다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 소모성 낡은 정치 종식해야

안승남 구리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운동 역시 지난달 무산됐다. 구리시 주민소환추진위는 지난 4월 안 시장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5월 주민소환투표관리경비 약 3900만 원을 시 예비비로 시 선관위에 납부,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정작 구리시장 주민소환은 활동이 미미했고, 시민들은 무관심했다.

특히 구리시가 경기도 공공기관 빅3경기주택도시공사(GH)’ 유치에 성공하자 안 시장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면서 주민소환 서명운동 취지도 무색해졌다.

안승남 시장은 서로 헐뜯고 공격하는 소모성 낡은 정치는 종식하고 화합과 단결로 오직 구리시 발전에만 매진하라는 지엄한 시민들의 명으로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근 성남시의회 의장이 15일 성남시의회 4층 세미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 추진에 대해 “문자 한번 보내고 답변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민소환 추진”이라니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장은기 기자)
윤창근 성남시의회 의장이 지난 6월 15일 성남시의회 4층 세미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 추진에 대해 “문자 한번 보내고 답변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민소환 추진”이라니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장은기 기자)

#윤창근 성남시의회 의장 주민소환 중단 결정 존중

복정2 공공주택지구 개발 반대관련 윤창근 성남시의회 의장에 대한 주민소환도 추진됐으나 중단됐다.

시민들은 지난달 28일 윤 의장과 간담회를 열고 개발 반대 주민의견을 전달했고, 이 자리에서 윤 의장은 성남시와 LH에 민원사항에 대한 답변과 자료제공을 요청하는 등 시민들과 소통했다.

이후 주민소환은 중단됐고 하루 뒤인 29일 윤 의장은 시민모임의 주민소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환경보전과 무주택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이라는 공익적 가치 모두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면서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또 한 번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2006년 주민소환제 도입 이후 전국적으로 역대 선출직 공무원들의 주민소환 추진은 60여 건에 이르지만 실제로 투표가 진행된 사례는 10여 건에 불과하다.

서명 요건을 충족치 못해 중단되거나, 투표로 이어지더라도 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미만 투표 시에는 개표도 하지 않은 채 마무리하는 실정이다. 결국 소요경비 등 예산만 낭비하는 형국이다.

현행 주민소환법은 주민소환 청구 사유의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누구든지 주민소환을 청구하면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되는 제도적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제도적 허술함을 악용해 전국 각지,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경기지역에서 주민소환이 남발되는 추세다.

주민소환 청구 서명인수 부족 등 주민소환 투표가 발의조차 안 될 경우 주민소환 청구인에 대해 그동안의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른다.

시민들은 주민소환으로 지역 내 갈등을 유발하고 혈세 낭비를 초래한 책임을 청구인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광수·장은기·송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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