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바로 대처하기는 현실적 어려움 있어”
| 중앙신문=김덕현 기자 | 수려한 풍광으로 유명한 인천 강화나들길 11번 코스가 관리 소홀로 인해 걷기조차 어려운 지경으로 시급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28일 경기도민 김모씨(50대)는 하루 전 가족과 함께 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 둘레길(일명 석모도 바람길)’을 찾아갔다가 사람 키보다 더 큰 무성한 잡초에 큰 불편을 호소했다.
김씨는 휴일인 이날 모처럼 강화도로 나들이한 뒤 걷기 좋다고 소문난 석모도에 있는 강화나들길 11코스를 찾아갔다가 한참을 헤맸다.
그는 몇 주 전부터 이 길을 걸으려 준비하고 찾아간 지라 표지판을 따라 한참을 들어갔는데,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란 잡풀들이 무성해 마치 밀림을 연상케 했다. 중간 곳곳에는 길바닥이 아예 젖어 있는 채로, 작은 웅덩이처럼 되어 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김씨와 가족들은 경치 구경은커녕 팔과 다리를 긁히는 등 난처한 경험을 했다.
트레킹에 익숙한 김씨와 달리 가족들은 '어째서 이런 길을 오자고 했냐'고 원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김씨는 "강화군이 소개한 각종 안내를 믿고 '바람길'의 경치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해서 멀리서 왔는데 만난 건 원시림 같이 무성한 잡풀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성한 잡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과연 바람길이라 불릴 만 하긴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화군은 1년에 4차례 예초 작업을 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바로 대처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달 초에 작업을 했는데 최근 비가 많이 내리며 풀이 금세 자란 것 같다"며 "다음 달 초에 바로 예초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화나들길 11코스는 매음리 선착장을 지나 어류정항, 민머루해변, 어류정낚시터, 그리고 보문사 입구까지 이어지는 총 16㎞의 구간으로 넉넉잡아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선착장서 어류정항까지 가는 길에는 갯벌을 볼 수 있고, 해변을 지나면 언덕을 만나 바람의 숨결을 만끽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길의 끝 지점에는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성지이자 천년고찰 ‘보문사’가 있고 뒷산인 낙가산(267m) 암벽에는 자애로운 미소의 관세음보살이 새겨졌다.
강화나들길은 총 15개의 코스로 강화도, 석모도, 교동도, 주문도, 볼음도 등에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