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포용적인 대통령’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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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포용적인 대통령’ 기대한다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1.06.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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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이 조만간 정치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엔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불려온 최 원장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조만간 생각(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헌법기관장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에 있어선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대선 출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돼 마치 윤 전 총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했던 발언을 생각게하는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정치선언이었고,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대권 주자 가운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유력 후보군 중 독보적인 존재다.

윤 전 총장은 오는 27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이달 말쯤 자서전을 내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힐 것이란 설이 정가에서 나돌고 있다.

최재형, 윤석열, 김동연 세 사람의 코드는 현재 권력에 대한 저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현 정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 원장은 현 정부의 압박에서도 월성원전 1호기 사건을 원칙대로 감사해 검찰에 수사를 넘겼다. 그는 고교 시절 장애가 있는 친구를 등에 업고 등교시키고 입양아를 키우는 등 약자와의 동행을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또 ‘6.25 참전용사’인 부친 이후 3대가 군 복무를 한 그야말로 보수의 가치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도 얻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의 독립성을 명분으로 공정과 상식이란 이미지를 정치화하는데 성공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조직과 검사들을 자신의 정치적 가도에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검사로 기억될 것으로 여겨진다.

김 전 경제부총리 역시 25차례나 실패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시발점이지만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등 현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을 기회 있을 때마다 혹평(酷評)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정당 활동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권 열차에 승차하는 경로로 공직의 정치화를 초래했다. 이들은 직업 공무원 출신이지만, 어느 직업 정치인보다 화려한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권으로선 가슴 아플 일이 아닐 수 없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현 정부의 녹을 먹고 사는 고위 관료가 이렇게 많이 현재 권력을 비판하며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두는 현 정권의 무능과 부덕 탓으로, 그들에게 속았다거나 속 쓰릴 일이 아니라, 자기성찰(自己省察)부터 해야 할 일이다.

‘내로남불’과 선택적 정의로 공정을 파괴함으로써 ‘촛불정부’ 탄생의 주역들을 떠나게 만든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현 정부 들어 권력에 대한 ‘저항’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같은 ‘저항’이 반드시 대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점을 간과(看過)해선 안 된다.

국민의힘 전신인 신한국당 대표와 자유선진당 총재를 지내고 16대와 17대 대통령 선거에 두 번이나 도전했던 이회창 씨의 경우 한번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또 한번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하고 말았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감사원장과 총리를 시켜줬지만, 김영삼 정부에 맞서면서 정통 야당의 대권후보를 두 번이나 지낸 끝에 모두 실패하고 만 것이다.

특히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쿠데타 정권을 제외하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직업 정치인 출신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엔 순수 공직자 출신 대통령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최소한 정치권에서 학습 기간을 거친 뒤, 대통령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저항’은 가치는 있지만 잠겨 있는 문이나, 열어주는 ‘만능 키’는 아니다.

국민들은 말보다 귀를 넓게 열어 민심(民心)을 잘 헤아리고,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그야말로 따뜻하고 포용(包容)적인 인성을 갖춘 대통령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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