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과일 생산의 첫걸음, 꽃가루은행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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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과일 생산의 첫걸음, 꽃가루은행 이용
  • 김완수 교수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1.03.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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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前)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4월이 되면 습관적으로 과수원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배꽃을 비롯하여 복숭아꽃 사과꽃 등 겨울잠을 잔 과수나무들이 일제히 꽃이 피기 때문 이다. 평생을 농업분야, 과수분야에서 일해 온 습관 때문이다.

지난주에도 국제사이버대학교에서 과수원예학 강의 녹화를 하며 개화기 관리에 힘주어 강의한 이유다.

올 해도 봄 날씨가 좋아서 우리지역의 배, 복숭아 꽃피는 시기도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4중순부터 시작 될 것 같다.

과수원에 꽃피는 봄이 오면 과수농장주들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꽃가루은행이다.

맛있고 생김새도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과수 꽃 수분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꽃가루는 과실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꽃가루은행은 양질의 꽃가루를 공급하여 품질 좋은 열매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농촌진흥기관의 중요한 운영시스템중의 하나다.

봄철에만 반짝 문을 연다.

모양새가 좋고 맛 좋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꽃가루를 암술에 고르게 묻히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기상이 나빠지거나 서리가 내리면 수분을 시켜야 할 꽃가루를 얻을 수 없다.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수가 있다. 이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과수 재배면적이 많은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꽃가루은행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꽃가루은행은 각 지역의 기온과 과실의 종류에 따라 운영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대다수 지역에서는 주로 과수의 꽃 피는 시기인 3월부터 5월에 지역 실정에 따라 운영한다.

시군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들이 과실의 꽃을 따오면 약채취기, 약 정선기, 개약기 등의 전용 장비를 이용해서 양질의 꽃가루를 채취할 수 있도록 장소와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한정된 시기에만 꽃가루를 만들 수 있으므로 농가가 제때 양질의 꽃가루를 얻을 수 있도록 24시간 꽃가루은행을 운영한다.

농가에서는 완성한 꽃가루를 당년에 쓰고 남으면 자신의 저온저장고에 보관하였다가 다음 연도에 사용해도 된다. 꽃가루를 보관하는 저온저장고의 온도는 영하 20~25이하를 유지해야 하며 2년 이내에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꽃가루 싹트는 능력이 현격히 떨어져 수분율이 낮아지고, 결국 품질 좋은 과실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관 시설이 여의치 않으면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여 보관도 가능한 곳이 있다.

먼저 꽃가루 은행을 이용하려는 과수농가는 자신의 과수원에서 꽃을 채취해 와야 한다.

꽃을 채취하는 시기는 꽃송이당 20% 정도 꽃이 피었을 때가 가장 적기다. 꽃은 봉오리 상태일 때 여러 나무에서 골고루 채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한 나무의 꽃가루 상태가 불량하더라도 다른 나무의 꽃가루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꽃봉오리 상태일 때 채취해야 온전히 꽃밥(수술머리, )을 활용할 수 있다. 이하 채취한 꽃의 약 분리 약 정선 개약 화분 정선 순으로 작업이 진행되는데 대략 1~2일정도 소요 된다. 개약 등 전문적인 작업은 꽃가루 은행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이렇게 생산 것을 농가에서 꽃가루를 인공 수분할 때에는 직접 붓으로 묻혀주기도 하지만 인공 수분기를 이용하면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넓은 면적을 작업할 수 있다. 인공 수분기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대여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꽃가루를 직접 채취하지 않고 중국에서 들여온 꽃가루만 구입해 인공수분을 하는 과수농가가 있다. 꽃가루를 직접 채취하여 1년 동안 보관했다가 사용하는 노력이나 비용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꽃가루는 어떻게 채취하는지, 발아율 검사는 했는지 알 수 없다. 모든 농가가 꽃가루를 수입해서 사용하면 미래에 가격 대응이 어려워 질 수 있으므로 농촌지도기관에서는 수분수를 심고 꽃가루를 직접 채취하길 권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입 꽃가루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려면 사용 전 발아율 검정을 받아야 한다. 또 구입 전 교배 화합성 등을 꼼꼼히 따져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과수 주산단지를 중심으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꽃가루 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 해 금년 배, 복숭아, 사과 농사도 실패 없는 영농으로 시작하길 기대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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