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 부동산 적폐 청산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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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사태' 부동산 적폐 청산 계기돼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1.03.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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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부동산 투기로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여야의 특별검사와 전수조사 합의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조사 범위와 결과에 따라 LH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투기세력의 실체와 전모까지 밝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특검 수사가 내달 7일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 이후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경우 내년 3월 9일 대선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선거 전략 차원에서 내놓은 만큼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놓고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그 동안 투기와 입시부정 등 공직자 비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가 몇 차례 거론됐었으나, 모두 유야무야(有耶無耶) 되고 말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쌀 소득 보전 직불금 수령 파문'의 경우 여야가 전수조사를 하기로 해 놓고도 조사방식 등에 합의하지 못해 무산됐다.

이처럼 그 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전수조사가 실행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라야 한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불리를 따져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신도시에서만 국한된 LH 직원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逸脫)로만 보지 않고 있다.

정부 관료와 국회·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직원 등 투기가 만연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양이원영, 김경만 의원 등 가족의 땅 투기나 토지매입 사실을 확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권이 먼저 나서 검증을 받는 등 모범을 보이는 게 도리(道理)이자, 당연한 이치(理致)다.

국민의힘이 전수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만들어 먼저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객관적인 기구에 조사를 맡기고,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야당이 응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정부 불신은 차치하더라도 LH 투기 의혹에 국민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만 어리석은 자가 되는 무력감이다.

여야는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조사 범위와 대상, 조사 주체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지역이나, 3기 신도시 뿐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개발사업까지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또 전수 조사는 별도 기관이 모든 선출직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되, 이번 재보선 후보도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 대상을 대폭 확대는 하되, 국회 국정조사도 동시에 실시해 3기 신도시 전체 거래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하자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또 국민의 힘 박형준 후보가 구입한 부산 엘시티 아파트도 특검 수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선거전략용 물타기라며 반대하고 있다.

LH 특검은 여야가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하더라도 준비 기간을 거치면 실제 수사는 4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수사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정국 주도권을 염두에 둔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현역 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줄줄이 거론되면서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적폐(積弊) 청산(淸算)을 남은 임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쟁(政爭)의 도구’로 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부동산 적폐 청산을 천명한 상황에서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에 정치적 유불리가 끼어들어선 절대 안 된다.

여야는 이왕이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합의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이번 기회에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무력감에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정치를 이어가야 한다.

‘LH 사태’가 현 정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선 결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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