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금지법’ 접경지역 주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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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금지법’ 접경지역 주민 목소리
  • 박정 국회의원
  • 승인 2021.02.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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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남북관계 발전 위해 노력해야
박정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우리나라 접경지역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무려 260만 명이나 된다.

필자는 파주에서 나고 자란 접경지역 주민이고, 지금은 그 지역(파주시乙) 국회의원이다. 어린 시절 승용차보다 군용차가 더 많이 길거리를 누볐고, 대북방송도 일상으로 들으면서 성장했다.

오늘날 파주는 47만 국민의 고향이며, LG 디스플레이와 출판업계와 같은 첨단산업단지가 있는 도시다. 그러나 접경지역으로서 안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여전하다.

필자는 이런 파주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키 위해 대북전단금지법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그런데 법안이 미국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몇몇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은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미국 의회의 인권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는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260만 명 대한민국 국민이 겪었던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반영치 못한 결과이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절차와 법안의 법적 효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의 부재에서 나온 견해라고 생각한다.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갈등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4년 10월 한 단체가 띄운 대북 풍선으로 인해 북한의 고사포 포탄이 민가에 떨어진 일이 있었고, 2015년엔 경기도 연천군 일대를 향한 북한의 두 차례 포격에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2016년 4월 파주 문산읍 한 군부대 전방 철책선에선 순찰 중이던 병사 3명이 대북전단 수거 중 풍선이 폭발해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대북전단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계에도 위협을 가했다. 인천 석모도 어민들이 끌어올린 그물에 대북전단이 가득한 플라스틱병이 가득해 이를 처리하는데 연간 3000~40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더욱이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 긴장감 고조는 접경지역 주 수입원이었던 관광업에도 큰 타격을 줘 생계에 위협이 되기도 했다. 이에 파주 시민들은 DMZ 주변에서 대북전단살포로 인한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는 집회를 하기도 했다.

필자가 대북전단금지법을 공동발의 한 이유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다. 표현의 자유와 인권 신장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치안과 생계도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역할은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것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이런 민주주의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물이다.

혹자들은 이 법을 두고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무지가 나은 견해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행정부는 입법부에 입법 논의를 할 수 있고, 실제로 자주 논의를 하곤 한다. 그러나, 대북전단금지법은 현 행정부가 제안한 것이 아니다.

필자와 인천 계양구을에 지역구를 둔 송영길 국회의원이 접경지역 지역구민을 위해 제안한 법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이고, 엄격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본회의를 통과한 법이다.

아울러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2016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정부가 안보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필자가 발의한 법안도 이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선에서 대북전단살포를 금지한 것이다.

대북전단살포가 북한의 정보교류 활성화의 역할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대북전단 중 약 60%는 북한에 도달하지 못하고, 나머지 40%는 DMZ를 넘어 64km 채 안 되는 거리에 떨어진다.

설상 대북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하더라도, 주민들은 처벌의 두려움으로 인해 정부 간부층에 이 사실을 알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한 전단은 정보전달 보다 북한에 대한 조롱의 수단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전단엔 북한 지도자 아내의 누드 포르노가 있기도 한다.

전단을 통해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어떤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지가 명확치 않다. 정보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대북전단 살포보단 북한과 국제사회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정보전달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2000년 대 여러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많은 남한 국민이 북한을 방문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200만 명 이상의 남한 국민이 금강산을 관광했다.

그리고 1만 명 이상의 남한 노동자들이 개성공단으로 출·퇴근을 한 적도 있었다. 이런 교류를 통한 정보전달이 대북전단 살포를 통한 정보전달 보다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대북전단금지법은 남북평화관계 구축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마련된 법이다. DMZ에서의 군사적 긴장감,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두려움, 그리고 대북전단을 살포코자 하는 의지는 모두 남북의 적대적 관계에서 시작된 것이다.

1992년 한국 정부는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을 통해 남북 화해와 불가침, 그리고 교류의 기반을 만들고자 했다. 대북전단금지법도 이런 이유로 발의하게 됐다.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남에서 북으로의 정보 교류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더 나아가 굳이 대북전단을 살포할 이유가 없어지고, 이렇게 되면 결국 대북전단금지법도 법적 효력을 다하게 된다.

사회 현안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의견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표현의 자유와 북한 국민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이 법을 반대한다는 일부의 견해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70여 년 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희생을 강요당해왔다. 따라서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그 동안 겪었던 고통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키 위해 대북전단금지법은 꼭 필요하다.

이같은 내용의 개정안 취지에 미국과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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