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자란 밥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자란 김치를 골라서 먹을 날이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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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자란 밥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자란 김치를 골라서 먹을 날이 도래한다
  • 김완수 교수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1.01.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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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그린음악을 아십니까?

하우스농사를 하시는 분들이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음악을 들려주면 음악에서 흘러나오는 음파가 식물의 신진대사 촉진, 병해충 방제에 활용하는 농법에 사용하는 음악이다. 그린음악은 2000Hz 음악대의 소리로 자연에서 녹취한 새소리, 물소리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젖소 목장에서도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전통 막걸리 제조 공장에서 효소에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어 막걸리가 더 잘 익게 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수원에서도 상쾌한 음악을 들려주면 튼실하고 맛있는 과일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동물은 그렇다 해도 식물도 음악에 반응을 한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집안에서 키우는 화초에게도 정성껏 사랑을 주면 잘 자라지만 늘 부정적인 태도로 대하면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의 중앙정보국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였던 백스터(Cleve Backster)가 1960년 대에 식물의 잎을 자르려고 가위를 대면 검류계의 전류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데, 자르려는 시늉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식물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음을 밝혀냈다.

집안에서 가꾸는 화분 역시도 제때 물주며 애정 어린 마음으로 보살피면 한결 싱싱한 잎을 볼 수 있는 이유다. 음악 역시도 식물에 생기를 준다니 사랑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농촌진흥청 이ㅇ주 박사팀은 미나리와 오이에 그린 음악을 들려주면 30% 이상의 생육증대효과가 있음을 발표하여 하우스 농업에 그린음악을 보급하기도 하였다.

미나리와 오이 재배 시 조용한 상태에서 5분 정도 있다가 음악을 들려주면 전류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나리와 오이 같은 식물은 음악 효과가 커서 진폭이 크게 나타나며, 음악을 끄면 한 동안 전류의 여진도 남는다. 필자가 최근에 읽은 ‘식물의 정신세계’에서 뽕나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한쪽 방에 있는 뽕나무를 막대기로 두드리면 옆방에 있는 뽕나무 역시 같이 아파한다. 이는 저쪽에 있는 뽕나무가 이쪽 뽕나무와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쪽에 자극을 줄 때만 저쪽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뽕나무 잎을 자르거나, 잎에 불을 붙이거나, 두드리거나, 바람을 불어 주면 반응을 하는 것이다. 잎을 건드리면 손을 멈출 때까지 몇십 분이고 계속 전압이 요동을 친다.

그런데 선풍기 바람을 불어주면 뽕나무는 약 2분 정도만, 쪽파는 1분 정도만 반응한 후 곧 평상을 되찾아 조용히 안정을 찾는다. 손장난과 자연적인 바람을 구별할 줄 아는 것이다.

멜로디라는 물리적 자극은 세포막을 떨게 하고, 이는 다시 안쪽에 있는 세포막에 전달되고, 차례로 세포의 액체인 세포질을 떨게 한다. 그래서 음악을 들려주면 세포질이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다. 음악은 세포를 물리적으로 자극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세포를 만드는 단백질에도 자극을 준다는 주장이 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스테른 나이멜은 "단백질 음악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음악은 가축과 식물의 성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과 공명을 일으켜 영양가 높은 우유와 계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 음악이 약과 같은 치료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식물과 동물의 성장과 질병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린음악 농법"이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오고 있다. 그린 음악을 들려준 식물은 해충의 대사를 교란시키는 물질을 만들고, 해충 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려서 진딧물 감소와 함께 수명도 단축하여 농약을 덜 쓰게 된다. 슈퍼마켓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키운 농산품을 진열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자란 밥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자란 김치를 골라서 먹을 날이 도래하고 있다.

로컬 푸드가 확산되는 요즈음, 농약잔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이 강조되면서 그린음악을 활용하여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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