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Local Food)가 나를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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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Local Food)가 나를 살렸습니다!
  • 김완수 교수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12.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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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지난해 12월 김포시 통진읍 꽃씨맘씨농장을 방문해 로컬푸드 납품 농가 컨설팅을 할 때에 농장주 유 씨가 들려준 희망찬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지난해부터 경기도청과 국립한경대학교에서 추진하는 경기도 로컬푸드 활성화 사업에 PLS 교육과 컨설팅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도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양촌읍 농민상담소장 정 지도사의 요청으로 농장을 방문해 샤인마스캇 포도와 오이재배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농업인 작가로도 활동하는 유 씨는 최근에 맙소사 우리 동네란 수필집을 발간해 도시화되어 가는 김포의 옛 추억을 회상하는 재미있는 글로 출간한 책을 선물 받기도 했다. 농장 이름도 아름답게 작명하였고 농업정보 배움의 열기가 남달랐다.

코로나19로 로컬푸드(Local Food)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외식이 줄고 집 밥 수요가 늘면서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로컬푸드란 장거리 운송과정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이내에서 생산한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복잡한 유통과정을 단축해 저렴하고 신선도가 높은 농산물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채소 등 신선농산물은 당일 수확, 당일 판매가 원칙이다.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상품에 대한 안전성과 품질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상표에는 반드시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표기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자신이 먹는 농산물이 누가 어디에서 언제 생산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어 신뢰도가 높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마땅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농산물을 싼값에 넘기던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안겨준다. 특히 소농(小農)과 고령농(高齡農)에겐 다품목·소량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가 새롭게 생겼다는 데 의미가 크다.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일정치 않은 농산물도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농가에겐 이득이다.

이런 농산물을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면 거래조차 쉽지 않은데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이동거리가 짧고 유통단계도 농가-직매장-소비자로 바로 이어져 소비자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생산자는 유통비용이 적게 들어 이익이 높아진다.

코로나19로 각종 소비활동 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만은 유독 매출이 올랐다.

9월까지 경기도의 경우 59개 로컬푸드 직매장의 누적 매출액은 1170억 원으로 전년대비 14%이상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폭증한 3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무려 45%나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사람이 많은 대형마트를 피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두는 소비 심리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2013년부터 직매장 건립, 생산시설 확충, 로컬푸드 조직화 교육 등에 꾸준히 지원한 정부, 특히 경기도의 역할도 있었다고 본다.

필자도 경기도 로컬푸드 사업의 확장을 위하여 로컬푸드 매장 납품 농가들의 조직화 교육과 납품 농가 컨설팅 사업으로 개별 농장을 방문하여 재배기술은 물론 농약안전사용, 농약사용을 줄이는 병해충 예방과 친환경 방제기술 등을 맞춤 컨설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앞으로도 물류의 이동제한은 심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 농식품 공급도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지역이 중심에 놓이고 로컬푸드가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므로 국가 간 이동에 제한이 있거나 수출입이 중단됐을 때 중요한 농식품 공급원이 될 수 있다. 또 영농 규모가 크지 않아 가족 노동력으로 충분히 경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특히 로컬푸드는 식량공급을 국가안보와 공공적 사회보장 차원에서 바라보는 포스트 코로나(Post-COVID)’시대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로컬푸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 빅데이터(Big Data)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의 신뢰를 공고(鞏固)히 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이나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한 다양한 판로를 확장해 농촌의 일자리 창출과 농가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로 적극 지원·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발맞추어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로컬푸드 참여는, 농업인들에게는 안정적 출하를 소비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제공하여 성공적인 사업으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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