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공수처 설치’ 책임·역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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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공수처 설치’ 책임·역할 다해야
  • 박남주 기자
  • 승인 2020.10.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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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야당의 반대로 석 달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7명의 공수처장 추천위원 중 2명의 추천권을 가진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임명절차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야당의 반대 이유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낸 만큼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소원을 냈다는 이유로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이행치 않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야당은 다시 한 번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공수처 설치 문제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와 맞물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였다.

야당은 삭발과 단식, 장외투쟁을 벌이며 격렬하게 반대했으나, 여론은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쪽에 힘을 실었다.

이 뿐 아니라, 공수처법 통과를 전후 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언제나 찬성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들끓는 비난여론에도 검찰개혁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지난 ‘4.15 총선에선 민주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며 공수처 설치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이미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입법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야당의 계속된 반대는 명분이 없고, 국민들 눈엔 몽니로 비칠 뿐이다.

민주당도 이 점을 간파하고 야당 추천위원 없이도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을 개정하겠다며 야당을 압박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개정안은 여야 교섭단체가 각 두 명씩의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토록 돼 있는 규정을 고쳐 국회가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야당의 협조가 전혀 없더라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정기국회가 열리면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이낙연 대표와 여권 인사들은 공수처 출범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법안 통과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김종민 의원은 공수처법 개정안과 관련, “어느 하나로 결정되긴 어렵다“3개 안을 종합토론해 대안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법제사법위 법안심사소위에 오른 여당 의원들의 공수처법 개정안 단일안 마련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엔 민주당 박범계·백혜련·김용민 의원이 각기 대표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오른 상태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 구성에서 야당 교섭단체의 비토권(거부권)을 삭제, 또는 축소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이 위원 추천에 응하지 않아 공수처 출범 자체가 세 달 넘게 미뤄지자 모법(母法) 개정에 나선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오는 26일까지 야당이 위원 추천을 하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법안심사소위를 가동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띄웠다. 이 경우 내달 초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해 이르면 내달 중, 늦어도 연내엔 공수처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수처의 역할과 위상, 그리고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할 때 야당이 배제된 상황에서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사태는 결코 없어야 한다.

이는 공수처의 출범 취지를 무색케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야당 또한 잘못된 대응으로 여당에 법안 통과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

공수처법에 의하면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동의해야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두 명의 야당 추천위원이 모두 반대하면 공수처장이 될 수 없고, 바로 이 점이 정치 중립의 측면에서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현 검찰시스템에 비해 진일보한 제도다.

이는 야당이 공수처장 임명절차에 참여해도 여당의 들러리로 전락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수처 설립이 기정사실화 된 이상,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수사기관으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명분에 맞고 실리도 얻는 것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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