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 성희롱 고객 ‘꼼짝 마’··· “카트에 블랙박스 속속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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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캐디 성희롱 고객 ‘꼼짝 마’··· “카트에 블랙박스 속속 도입”
  • 김성운·송석원 기자  sw3663@hanmail.net
  • 승인 2020.10.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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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여성 캐디들 보호 차원···블랙박스 설치 점차 증가
회원들의 반대로, 블랙박스 장착 미루는 골프장도 다수
남성 골퍼들 반응, 감시 당하는 기분 들어 “불쾌”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경기보조원)를 상대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용 블랙박스를 카트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김성운 기자)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경기보조원)를 상대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용 블랙박스를 카트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골프장 카트에 설치된 블랙박스. (사진=김성운 기자)

| 중앙신문=김성운·송석원 기자 |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경기보조원)를 상대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차량용 블랙박스를 카트에 설치하는 등 사건 사전 차단에 힘쓰고 있다.

블랙박스 설치 골프장 측은 라운딩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여성 캐디와 함께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편하게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들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8일 수도권에 위치한 골프장과 골퍼들에 따르면, 일부 남성 고객들이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동반하게 되는 여성 캐디(경기보조원)에게 신체접촉을 하는 성추행·성희롱사건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카트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있다.

블랙박스는 대부분 차량에 설치하는 것처럼 카트 앞쪽 상단에 설치되고 있다.

블랙박스 설치를 마친 골프장들은 여성 캐디와 고객을 모두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라운딩을 하는 내장객들은 이를 알고 감시당하는 기분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신체접촉에 따른 성추행과 성희롱은 지위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직업도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공무원, 사업가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일부 골프장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로 라운딩 중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카트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설치했지만, 이런 골프장을 찾는 회원들과 골퍼들은 감시당하는 느낌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A골프장은 올해 골프장 카트에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고객과 경기보조원 사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는 캐디 성희롱 등의 문제로 회원권을 빼앗은 사례가 발생했었다. 이 골프장 회원은 형사 처벌까지 받고, 당시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2억원을 넘었으나 예탁금 약 1000만원만 돌려받고 회원권을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되자 소송까지 냈다가 대법원까지 간 법정 싸움에서 골프장 조치가 정당했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또 최근에는 경기도청 5급 공무원이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중 여성 캐디에게 성희롱을 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가 직위 해제됐다.

지난 7월에는 전남 여수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50대 경찰관이 여성 캐디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경찰관은 당시 20대 여성 캐디 A씨의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성 경기보조원을 상대로 성희롱 성추행 사건은 끊이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에서는 블랙박스 설치에 부담을 느낀 회원들의 반대로 블랙박스 설치가 미뤄지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경기보조원)를 상대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차량용 블랙박스를 카트에 설치하는 등 사건 사전 차단에 힘쓰고 있다.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경기보조원)를 상대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골프장들이 차량용 블랙박스를 카트에 설치하고 사건 차단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골프장 전경. (사진=송석원 기자)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를 상대로 하는 성희롱 사건이 골프장마다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블랙박스 설치를 고민하는 골프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캐디들이 예전과는 달리 내장객의 무리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측에서도 캐디를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사건 발생 시 즉각 경기팀에 알리도록 교육하고 있다무리한 신체접촉이나 과한 대화는 사실상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김성운·송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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