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음주운전 판 깔아주는 꼴···‘워크 스루’ 같은 방식으로 바꿔야
| 중앙신문=김삼철 기자 | “맥주축제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최한다고”
오산시가 개최 예정인 수제 맥주축제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최하려고 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술과 자동차 운전은 상극으로 운전하는 사람에게 술을 파는 방식이어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6일 오산시와 상인·주민들에 따르면 오산시가 매년 개최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오산시장 수제 맥주축제’를 코로나19로 고민 끝에 ‘오산 오색시장 야맥 드라이브 마켓’으로 이름을 바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시는 비대면으로 개최되는 이번 수제 맥주축제는 그동안 개최돼온 수제 맥주축제의 명맥을 유지하고 어려운 지역 상인들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개최를 결정했다.
오산 수제 맥주축제는 오는 9일부터 10일 이틀 동안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오색시장 일대에서 닭강정, 훈제 등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 등과 함께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술과 운전이라는 생소한 점에서, 어디에도 없는 축제 개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등의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운전자를 상대로 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음주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음주로 인한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보다는, 술이 있다는 점에서 ‘워크 스루’로 축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 이틀간 개최되는 축제 시간도 음주를 즐겨하는 저녁시간과 밤 시간까지 이어지는 늦은 시간대로 겹쳐지면서 축제 시간도 논란이다.
시민 김모(53)씨는 “전국 어디에서나 술과 운전이 연결되는 이런 축제 개최는 반대다. 운전과 술은 서로 상극으로, 운전하는 운전자들에게 술을 판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축제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축제가 아니다. 술을 판매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보다는 ‘위크 스루’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민 구모(48)씨는 “설마 차 안에 술이 있다고 해서 운전하는 동안에 술을 마시겠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나라 국민성이 그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물론 일행도 있겠지만)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맥주를 판매하는 축제다 보니, 회의 때 염려 섞인 이야기가 나왔던 게 사실”이라며 “어려운 지역 상인들과 축제의 명맥 유지 등을 위해 부득이하게 드라이브 스루로 개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맥주를 판매하면서 금주 당부를 안내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보다는 워크 스루 방식 개최에 대해서는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