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거미줄을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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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거미줄을 치자
  • 이경호 고양소방서장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9.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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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고양소방서장
이경호 고양소방서장

| 중앙신문=이경호 고양소방서장 |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는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제아무리 날고기는 거미라도 거미줄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생존을 할 수 없다.

, 무슨 일이든지 거기에 필요한 준비나 도구가 있어야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인데 요즘들어 그 거미줄이 주택용 소방시설같다.

화재가 났을 때 최소한의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과연 우리가 생존할 수 있을까?

다시 거미로 돌아와서, 거미는 거미줄에 언제 걸릴지도 모르는 먹잇감을 위해 거미줄을 치고 기한 없는 기다림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만약 거미줄 치는 것과 기다림이 너무 힘들어 거미줄을 치지 않는다면 갑작스레 좋은 먹잇감이 와도 배를 채울 수 없고 결국은 생존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고 낯선 소방시설을 당장 비치하려니 귀찮기도 하겠지만 이런 기초적인 소방시설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는다면 준비되지 않은 거미줄처럼 불은 언제 어떻게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 올지 모른다.

초기에 진압할 수 있었던 작은 불씨가 점점 커져 우리의 생존자체를 위협할 때를 보면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굉장히 크다.

만약 그 자리에 분말소화기 1대라도 비치가 되어 초기대응을 했더라면.. 감지기가 미리 화재사실을 인지해 알려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 말이다.

반면, 주택용 소방시설이 큰 화재를 막았다는 기사나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우리 직원 외에 이름 모를 소방대원이 24시간 현장을 지키는 것만 같아 든든한 기분이 든다.

물론 인류가 발전함에 따라 화재양상은 더욱 다양화되고 그에 따른 특성도 까다로워져 규모가 크고 섣불리 진압하기 어려운 화재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주거시설 화재는 우리가 막을 수있는 작은 불씨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주택용 소방시설을 인지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사용법 및 대응 방법과 유사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치장소를 숙지하여, 우리 모두 한명 한명이 내가정을 지키는 명예 소방관이 되어보는건 어떨까?

이경호 고양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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