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국민 정서함양은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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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국민 정서함양은 문화예술
  • 옥재은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9.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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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소원 위한 길동무 필요한 시점
옥재은 (기업인)
옥재은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위원장)

| 중앙신문=옥재은 | 프랭크 봄이 지은 ‘오즈의 마법사’ 표지를 넘기면 ‘Good company makes the road shorter’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

좋은 벗과 함께 가는 길이라면 먼 길도 짧게 느껴진다는 내용이다. 등장인물과 본문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문장이다.

필자는 학창시절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하면서 선(線)하나에 우리 혼(魂)을 담기 위해 밤을 세웠던 그 시절을 가끔씩 되돌아본다.

한편의 단 10분 이내의 독무(獨舞)를 위해 함께 고생해 주셨던 교수님. 선·후배님들과 호흡은 시멘트 바닥을 점프하고 뒹굴던 어려움쯤이야 호사(好事)로 느껴졌던 시절이 그리운 추억이 됐다.

대한민국의 ‘내노라’ 하는 최고의 문화예술인들이 설 곳이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연 현장에선 듣도, 보도 못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가뜩이나 열악한 공연예술 지원금마저 끊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완전히 숨통을 끊어놨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각종 캠페인으로 나라 예산을 밑 빠진 독 채우듯 각종 지원책을 발표할 때마다, 당장 먹을 꺼리가 없어도 무대에 서기만 해도 행복했던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가 어려워 영 마음이 편치 않다.

지도상에 있는 어느 나라도 문화 예술이 없는 국가는 없다. 문화예술과 국가는 늘 길동무가 돼 역사를 이야기하고, 시대정신을 논하고, 애국심의 발로가 되기도 했으며, 국민의 정서적 함양을 이끌어 왔다.

무너진 문화 예술인들에 대한 국가의 배려가 없다면 코로나 이후, 황폐해진 우리 국민들에게 정서적 위안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고 싶다.

공연 예술인들의 성지(聖地)인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의 무대를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비워 놓기만 할 것인가? 그리고 이 나라 최고 꾼들을 이대로 방치만 해 둘 것인가?

채널의 숫자조차 가늠할 수 없는 케이블 TV와 키보드 하나만 누르면 전 세계인들이 볼 수 있는 다양한 매체, SNS를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사기진작을 생각해 본적은 있는가?

가능하면 이동거리와 대면관계를 최소화해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는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지침에 따른 국민들의 공허함을 언제까지 방치해 둘 것인가?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토토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만난 인연들과 각자 소원을 이루게 되는데, 허수아비는 똑똑한 두뇌를 원하고 양철나무꾼은 따뜻한 마음을 얻고 싶은 소원을 이뤘다.

문화예술의 소원을 위한 길동무를 찾는 마법사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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