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이 미래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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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이 미래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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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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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우(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최근 TV에서 ‘다둥이 마을 고창군’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전북 고창이라고 하면 장어와 복분자 정도 외에는 딱히 떠오를게 없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고창군 공무원들의 유연한 행정태도와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그 내용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 고창군은 인구 6만명에 불과한 군단위 지역이지만 셋째아이 출산율은 전국 최고다. 신생아 중 셋째 이상인 경우는 전국평균 9.7%에 불과하지만 고창은 26%가 셋째 이상 가정에서 태어난다. 이렇게 높은 다둥이 출산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고창에 젊은 귀농·귀촌인 유입이 많다는 것이다. 해마다 고창에 200명 정도 귀농하는데 그중 40대 이하 귀농세대가 56%를 차지한다. 고창군에서는 이런 젊은 귀농인들을 위해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책프로그램이 활성화 돼있다. 군의 도움을 받아 조금만 노력하면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젊은 귀농인들이 곧 경제자립을 이룰 수 있다. 이들의 유입은 인구 재생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주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

둘째, 읍내에 자리 잡은 국공립 보육시설이다. 외관상 일반 국공립 어린이집과는 다를 바가 없지만, 365일 24시간 보육을 한다는 점이 일반 어린이집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국공립어린이집에서는 ‘소속된 원생’이 아니더라도 만 36개월 이하의 영유아들을 부모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맡길 수 있는 보육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또 국공립어린이집과 병행해 육아종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군비 11억 원에 국비 10억 원을 더해 2015년 전국 군단위 최초로 설립됐는데 대도시 못지않은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농번기 또는 맞벌이 젊은 부모들은 육아를 위한 군의 다양한 인프라를 경제적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다. 시설도 좋고, 접근성도 좋은 보육환경은 그들의 출산·육아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셋째, 고창군은 읍내 종합병원에 분만 산부인과를 개설한 뒤 진료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분만 산부인과가 없어 임산부들은 광주나 전주 등 대도시로 원정출산을 가야만 했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마지막으로 행정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다둥이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출산가정에 먼저 찾아가 출산·육아에 관한 지원 프로그램 및 다양한 혜택을 안내하고 물질적 지원을 해준다. 고창의 다둥이 부모들은 시정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높다.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군단위 마을공동체가 출산·육아를 같이 고민한다는 것을 수시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젊은 귀농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해 새로운 인구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젊은 부부들이 이 커뮤니티를 통해 귀농생활, 육아환경, 지역 경제 상황 등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용기 내어 실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고창의 보육지원책에 대단한 건 없다. 하지만 농촌지역에서 보육분야는 사업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보육환경부터 개선해보자는 군청 공무원들의 ‘발상의 전환’이 고창군의 미래를 긍정적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고창군은 출산·육아는 더 이상 부모들만의 몫이 아님을 행정을 통해 보여줬고, 젊은 부부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먼저 다가갔다. 고정관념을 깨고 발상을 전환한 작은 마을 고창군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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