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역주택조합 ‘묻지마 홍보’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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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역주택조합 ‘묻지마 홍보’ 이제 그만
  • 박도금 기자
  • 승인 2017.1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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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금(국장)

‘박 기자, 잘 좀 부탁해’
최근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행사 통해 광고를 보낼 테니 지역주택조합인 이천 ‘중리신도시 힐스테이트’ 에 대한 기사를 그만 써달라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까마득하게 높은 지인이라 손을 내젓기가 마뜩치 않았다. 그렇다고 선뜻 응하자니 그것도 영 찜찜한 일이었다. 이미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위험성과 주민피해는 무시하는 무분별한 홍보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기사를 작성한 뒤였다.

예전에는 이런 비슷한 부탁에 쉬이 응하기도 했다. 어차피 조합주택 분양 관련 홍보자료와 사진하나, 그리고 원고지 4~5매짜리 기사로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기자이름과 주택조합을 함께 검색하면 과거에 쓴 홍보 글들이 줄줄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생각이 다르다. 위험천만한 사업이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이웃끼리 돈을 모아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 일종의 ‘주택 공동구매’ 사업이다. 청약통장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기도 하다.

문제는 투자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업 전반을 주민 손에 맡기고 제도적 안전장치도 미흡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주택조합은 사업부지 사업성 검토가 끝나면 토지주로부터 토지 사용 승락서 또는 계약금 일부를 걸고, 대기업 건설사를 등에 업고 과장 홍보·광고 등으로 조합원 모집에 혈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조합원 가입 시 계약금 중 일부는 조합추진위원회 운영비 명목으로 선 집행, 후 정산형태로 운영되고 나머지 계약금 등의 자금관리는 일반적으로 신탁회사가 관리한다.

만약 사업 실패로 문제가 발생될 경우 조합원의 손실은 각자의 책임이며, 이로 인한 조합원의 피해는 법으로 보장 받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당국의 단속 및 위험성 홍보가 시급하다. 여기저기에 불법으로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는데도 해당관청은 이를 시정케 하기는커녕 여전히 이를 묵인하고 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담당 팀장의 태도다. 이 팀장은 기자가 취재를 들어갔을 때, 만약에 하나라도 주민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히려 주민들이 지역주택조합을 선택해 조합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복불복’이 아니겠냐? 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이런 태도 때문인지 이천시청은 보도 후에도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전화를 한 지인들과 해당기관에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관계당국은 사업 가능성과 조합의 토지 확보 여부를 직접 따져보고, 조합 규약에 독소조항이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한다. 무턱대고 사업장을 장밋빛으로 포장하지 말고 자체 검증을 거치자는 이야기다. 그것이 집 없는 서민 소비자의 눈물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상도의(商道義)’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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