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퇴장 아닌, ‘일하는 국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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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퇴장 아닌, ‘일하는 국회’돼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0.08.0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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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방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서 거칠 것이 없어 그렇기도 하지만 상대 당을 의식하거나, 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이른바 임대차 3을 연이틀에 걸쳐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같은 일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으로서 이것이 과연 최선인지 의문이다.

그저 의회독재다” “니네들끼리 다 해먹으라라고 야유하고, 국회 본의장에서 집단 퇴장해버리면 야당으로서 역할을 다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통합당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독주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것은 통합당이 스스로 포기한 탓이다.

물론 그 출발점은 그 동안의 관행을 무시하고,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고집한 민주당의 독선에서 비롯됐다.

통합당은 저항의 의미로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해 버렸다.

그 결과 지금 웃고 있는 쪽은 누구이고, 울고 있는 쪽이 누구인지 명확해졌다.

여당은 이를 총선 민심이라며 국회 곳곳에서 폭주하고 있고, 야당은 어느 것 하나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통합당 몫이었던 국토위원장을 통합당 의원이 맡고 있었더라면 임대차 3법이 이렇게 수월하게 수박 겉핥기로 통과되진 않았을 것이다.

국방위에선 탈북민 재입북 사건을 따져야 하고, 산자위에선 원전 문제, 문체위에선 고() 최숙현 선수 폭행사건을 추궁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독식함으로써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원리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는 했지만, 국민들은 개헌 저지선인 103석을 줬다. 그런 만큼 분명 책임과 권한이 통합당에도 있다.

7개 상임위원장 자리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행정수도 이전과 공수처장 임명 등 각종 현안에서도 이처럼 자승자박의 상태로 대처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과부적을 핑계로 계속 여당 탓만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통합당은 민주당보다 집권의 역사가 훨씬 길고, 국정의 무게를 더 많이 느껴본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이미 떠나 버린 버스의 뒷꽁무니만 쳐다보며 언제까지 욕설과 비난만 퍼부어대며 한탄(恨歎)만 하고 있을 것인가.

통합당은 지금이라도 당장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되찾아오는 일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장 여당에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을 다시 요구해야 한다.

언제까지 여당의 횡포라며 분통만 터뜨리며 수수방관(袖手傍觀)’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래서 통합당은 꼭 그렇게 당해야만 정신을 차릴 것이냐는 말이 나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비정상인 국회의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나 여론을 수렴해 그 간극을 좁히고, 최선의 해결책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국회에선 이런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독주의 정치나 퇴장의 정치가 아닌, 협상하고 합의하는 국회를 위해 여야가 온갖 노력을 다해야 일하는 국회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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