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돗물 유충’ 예방에 진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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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수돗물 유충’ 예방에 진력해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0.07.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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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일상 생활에서 절대 없어선 안 되며, 인체에 생명수와 같은 수도에서 붉은 물이 나오더니 급기야 벌레 유충까지 잇따라 발견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300여만 명이 마시는 인천광역시 수돗물에서 처음 발견된 벌레 유충은 설상가상으로 경기도 파주와 시흥, 서울, 청주, 부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벌레 유충 사태가 자칫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여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시 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시민은 샤워를 마친 뒤, 욕실바닥에서 1cm 정도의 유충 한 마리를 발견해 관리사무실에 신고했고, 수도사업소 측은 유입경로 등의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도 세면대에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와 현장을 확인에 나섰고, 부산광역시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접수된 수돗물 유충 의심 신고는 모두 77건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장소는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받은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화장실이 19, 필터 7, 기타 5건 순으로 파악됐다.

발견된 유충은 파리 유충이 6, 모기와 나방파리 유충이 각각 5, 깔따구 유충 2, 기타 9, 14건은 조사 중, 36건은 유충을 확보하지 못해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날짜별론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1921292282321건으로 계속 접수되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의심 신고가 한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산발적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미뤄 정수의 생산·공급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져 모기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만큼 가정 내 세면대 배수구나 하수구, 아파트 저수조 등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돗물 유충과 관련해 전국 정수장을 긴급 점검하라고 지시했지만 정부의 뒷북대응은 한심하기만 하다.

수돗물 유충사태는 지난 9일 인천광역시의 한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는데 10일이 지난 후에야 겨우 대응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시는 당초 해당사실을 쉬쉬하다 깔따구는 유해하지 않다고 말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최근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유충은 오염이 심한 4급수에서도 생존할 만큼 강한 생명력을 지닌 작은 깔따구류 유충으로 정수장 여과지에 알을 낳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유충이 발생할 순 있으나, 수돗물에 섞여 나오지 못하게 관리하지 못한 운영체계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우리 수돗물은 안심할 수 있어 식수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자랑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수돗물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대부분은 정수기를 이용커나, 생수를 사서 마시는 등 직접 식수로 사용하는 예는 채 10%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다.

한 시민단체가 수돗물을 왜 먹지 않느냐고 묻는 질문에 물탱크나 낡은 수도관, 그리고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 또 냄새나 이물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국민들은 붉은 물이 쏟아지고, 실지렁이 같은 유충이 섞여 나오는 정부와 지자체의 수도행정에 대해 전혀 신뢰할 수 없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서둘러 인천 공촌과 부평정수장, 천마산 배수지 등 유충이 발견된 현장을 찾아 명확한 원인 규명과 신속한 사고 대응 및 재발방지를 당부했다.

정세균 총리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돗물이 공급·관리되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뒤늦게 지시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과 함께 사후 약 방문이란 비판을 자초(自招)하고 말았다.

여름철,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수돗물 관리를 위해 공무원들이 현장에 달려가 꼼꼼히 살피고, 점검해 원인을 밝혀 더 이상 수돗물 유충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진력(盡力)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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