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대교 절대 반대"·"상생이 중요"...의견 엇갈린 하남 시민들·김상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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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대교 절대 반대"·"상생이 중요"...의견 엇갈린 하남 시민들·김상호 시장
  • 장민호 기자  mino@joongang.tv
  • 승인 2020.06.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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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변도시 주민들 "지하철 9호선은 수석대교와 별개, 협상 대상 아니다"
김상호 시장 "수도권 교통 대책 사업 시가 반대만 할 순 없다, 상생 중요"
김상호 시장이 지난 9일 열린 수석대교 설치 주민간담회에서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국토부가 준비한 내용을) 들어달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장민호 기자)
김상호 시장이 지난 9일 열린 수석대교 설치 주민간담회에서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국토부가 준비한 내용을) 들어달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장민호 기자)

| 중앙신문=장민호 기자 | 지난 9일 열린 하남 수석대교 건설 관련 주민간담회는 국토부·LH와 미사강변도시 주민간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특히, 주민들은 김상호 시장이 수석대교 찬반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남양주와의 상생만 강조한다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초 주민들은 이날 행사가 그동안 국토부가 하남시와 시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준비해온 내용을 들어보는 시간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선동IC 접속 안(가칭 수석대교)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일방 통보식 설명회로 진행됐고, 결국 양측이 추천한 전문가를 대동해 다시 한번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하며 겨우 끝이 났다.

주민 항의가 거세져 행사가 중단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하는 건 이 지역 전직 국회의원인 이현재 전 의원이었다. 반면, 김상호 시장은 가끔 나와 "(국토부가 준비한 내용을) 들어달라"고만 했다.

특히, "과거 정부는 이렇게 국책 사업 관련해서 주민 설명회나 간담회를 열지도 않았다. 여러분께서 1년동안 노력해주셨고 국토부도 노력했다"며 국토부와 LH를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해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여러분들께서 항의해서 (이날 행사에서 국토부가) 교량 형태 방안도 설명 못드렸다"며 주민 탓을 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교통 대책에 대해서도 김 시장은 주민들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국토부는 수석대교를 짓는 대신 교통 대책으로 ▲올림픽대로 개선(본선 확장, 우회도로, 병목구간 개선) ▲수석대교 규모 축소(왕복 6차로→4차로) ▲9호선 도시철도 연장·수석대교 동시 완료 등을 제시했다.

주민들은 수석대교와 9호선은 별개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지만, 김 시장은 "수도권 교통 대책으로 추진하는 사업들에 대해 시가 반대만 할 순 없다"며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김 시장은 "(9호선)강일구간도 미확정된 상태고 재원 문제와 예타 통과 불투명한 상태"라며 "5호선도 그렇게 해서 늦어졌다. (9호선) 희망 고문을 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여러분이 요구하는 고덕대교 안과 하남시 종합 교통대책 요구했으며, 두 가지 다됐으면 최선이었겠지만 검토안은 고덕대교 안보다 선동IC 안이 제시됐다"며 "종합교통대책이 제시됐는데 이후에 여러분들이 요구하신 전문가와 국토부가 함께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김 시장은 계속해서 남양주와의 상생을 주장해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주민들이 "상생은 우리랑 하라"고 반발하자 "강동구청장이 (강일역) 무정차를 하지 않았으면 5호선이 연결됐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김 시장은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여러분들이 제일 우려하시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9호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면서 "시장으로서 정말 모든 시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다수가 유익하고 소수가 피해보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이내 행사장을 나갔다.

갑작스러운 김 시장의 퇴장에 주민들은 "질문 받고 가라", "어딜 가느냐", "옷 벗어라" 등 비판을 쏟아냈고, 하남시 관계자는 "이렇게 악을 쓰고 하면 진행이 안 된다"며 급히 수습에 나섰다.

한편, 하남시 측은 "대안이 없으면 모르겠지만 국토부가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다른 지역과 상생을 해야 하는데 우리 주장만 할 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남시 관계자는 "9호선이 철도 계획엔 들어가있는데 언제 될진 모르는 상황이니까 수석대교 건설 조건으로 조기 착공 하려는 것"이라며 "아직 공식 입장이 완전히 정해진 건 아니며,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안으로 하남시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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