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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신문
  • 승인 2020.06.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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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수필가, 칼럼위원)
이상국 (수필가, 칼럼위원)

외숙모님이 돌아가셨다.

상청에서 외사촌이 손님을 맞는다.

자시子時. 손님들 하나 둘 떠나고 이 상 저 상 손님 한두 분 모여 앉아 술을 마시며 화투짝을 돌린다.

외사촌이 술을 따른다. 낮술부터 마신 술로 이미 상주도 술이 취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술 따르던 외사촌은 온데간데없고 외삼촌이 술을 따르시는 것이 아닌가. 아니, 외삼촌은 병원에 입원해 계신데 어찌 오셨을까. 어느 틈에 먼 병원에서 여기까지 오신 것일까. 이 시간엔 택시도 없는데. 거기다 흔치 않은 상포常布로 지은 상복으로 갈아입으시고 마나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찾아오신 손님들을 손수 모시다니. 몸도 성치 않으신데. 그 뿐이 아니다.

술잔을 받는 손님들도 어느 틈에 늙었는지 이미 돌아가셨거나, 늙어 입원하신 분들이 모여 앉아 술잔을 받고 술을 마시며 잔을 내려놓고 권하기도 하며.

도대체 저 노인들은 오시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언제 오신 걸까. 저 자리엔 분명히 저분들의 젊은 아들들이 앉아 있었는데. 그들은 어느 틈에 사라지고 아버지들이 앉아 있는 걸까.

다음 날 아침, 젊은 아들들이 일어나 두런거린다.

상주가 상청에 잔 올리는데 어젯밤 술 따르시던 외삼촌을 어찌 빼어 닮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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