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발생이 많은 시기 농작물 피해를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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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발생이 많은 시기 농작물 피해를 줄이려면…
  • 김완수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6.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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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 중앙신문=김완수 | 우박이 우려되는 시기가 왔다.

우박이란 공기중에 빙정(氷晶)이라는 아주 작은 얼음덩어리들이 떠 다는데 이 얼음 조각이 강한 상승기류를 만났을 때 이 얼음조각은 떨어지다 말고 상승기류에 떠밀려 올라가서 계속 수증기를 흡수하며 점점 더 굵어진다. 하지만 떨어져야 할 얼음 조각이 계속 몸집을 불려 나가면 제 아무리 안 떨어지려고 해도 나중에는 떨어지는 법이다. 상승기류가 약해지거나 상승기류로도 더 이상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지면 그제서야 이 얼음 덩어리는 녹지도 않고 지상으로 덩어리째 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우박이다.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5~6월에 집중돼 농가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 시기에 우박이 잦은 이유는 지면과 상공의 기온차가 큰 데다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수증기를 품은 적란운이 많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적란운 안의 작은 얼음덩어리가 지면과 상공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질 때 우박으로 변해 내리는 것이다.

올해도 이달 18~19일 경기·충북·충남·경북 등지에 우박이 내려 과수농가가 피해를 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에는 농작물 우박 피해가 5~6월에 100%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20178,735.4, 2018486.7, 20191,808등이다. 특히 채소류보다 과수가 우박 피해에 취약하다. 5~6월 우박 피해면적 중 과수의 비중은 201763.4%(5,541.5), 201895%(462.7), 201979%(1,430)를 차지한다.

이러한 우박의 피해를 줄이려면 요령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박은 국지성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게 특징이라 피해를 완전히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사전 대비와 신속한 사후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과수는 구멍 크기가 1.25인 가림망이나 간격이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피해 예방법이다. 그물망 중 가림망이나 방조망 기능을 겸하는 것을 선택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필자도 경기도농업기술원 재직시 과수원 방조망 보급 초기에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 화성시농업기술센터 과수담당자와 화성시 현명농장 등과 협동으로 방조망 시설 설계도를 제작하여 보급한바 있어 큰 효과를 본적이 있다.

당시 남양주 진접지역에 우박피해가 심하여 농촌진흥청 원예특작연구소 김oo연구관과 함께 조사를 나갔다가 방조망을 씌운 과수원에서는 피해가 월등히 적은 것을 보고 함께 조사하여 지도자료로 활용한바 있다. 방조망을 씌우지 않은 과수원에서는 과실피해정도가 심하게 받아 제거해야 할 과실율이 60%이상 되었으나 인근에 방조망을 씌운 과수원은 과실피해가 표면에 스치는 정도의 경미한 피해로 18%정도로 줄어 든 것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자료화하여 활용한 기억이 생생하다.

과수가 우박 피해를 보게 되면 열매솎기와 비료 주기 등으로 생육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다만 올해처럼 저온피해가 나타날 땐 우박에 찍히거나 멍이 든 열매를 그대로 두는 등 열매솎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열매를 너무 많이 솎아내면 나무가 우거져 꽃눈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내년 착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우박으로 잎·줄기에 상처가 생겼다면 그 부위에 살균제와 영양제를 뿌려 덧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과의 경우 잎이 찢어졌을 때 곰팡이병 발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부러진 가지는 피해를 본 부위의 바로 아랫부분을 잘라내 새순이 돋아날 수 있도록 한다.

고추·배추 등 노지 밭작물은 터널재배가 우박 피해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터널재배를 할 때는 우박에 쉽게 찢어지는 비닐이나 일반 부직포 대신 일라이트(운모) 부직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우박 피해를 본 밭작물의 경우 뿌리가 살아 있다면 묘를 뽑고 새로 정식하는 것보다 기존의 식물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더 낫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6월초 착과가 진행된 고추가 우박 피해를 봤을 때 항생제와 4종 복합비료로 생육을 회복시키면 새로 심었을 때보다 생산량이 더 많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대기 불안정으로 자주 발생하는 우박은 5~6월 농작물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힌다.

우박이 무서운 것은 돌발적이면서도 국지성이 강해 짧은 시간 안에 큰 피해를 입힌다는 데 있다. 우박은 대개 내리는 시간이 짧고, 지름이 20~30로 크기가 크다. 우박이 식물체에 떨어지면 주로 꽃눈이나 가지··과실에 손상을 입히는데, 심한 경우 상처 난 곳에서 병해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과실 크기가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피해가 커져 이때 우박이 내리면 한해 농사를 접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하다. 평소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예방대책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우박 발생이 많은 5,6월을 맞아 우박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과원에 그물망을 치거나 우박 맞은 농작물에 영양제를 뿌려주는 등 만반의 조치가 필요하다.

함께 노력하여 혹시 있을 줄 모르는 우박피해에도 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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