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깜빡이 좀 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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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깜빡이 좀 켜주세요
  • 유지순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4.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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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 중앙신문=유지순 | 차를 운전하다보면, ‘운전자들이 깜빡이(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주면 얼마나 편할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마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깜빡이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손가락 하나만 잠시 움직이면 아주 쉽게 작동할 수 있는 깜빡이만 제대로 켜주어도 상대방이 정말 편하리라는 생각을 다시 한다. 꼭 깜빡이를 켤 상황에서 태연하게 그냥 가는 차를 보면 화가 난다. 조금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에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이 나오려고 한다. 깜빡이를 켜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며 달리는 차를 보면 속이 상하다 못해 한심한 생각까지 든다.

누구든지 가고자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주면 교통 소통도 훨씬 원활하게 되고 사고도 줄어들 것이다. 운전면허 취득할 때 사용방범에 대해서 정확히 교육을 받았을 텐데 왜 깜빡이를 사용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깜빡이를 켜지 않아 직진하는 줄 알고 좌회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던 친구가 있다. 나이 들어 다친 탓인지 빨리 회복이 되지 않아 많은 고생을 했다. 오늘 아침에도 어느 큰 회사정문 앞을 지나가려는데 앞에서 오는 차가 깜빡이를 주지 않아 직진하는 줄 알고 가다가 그 차가 우회전을 하면서 회사로 들어가는 바람에 부딪칠 뻔해서 깜짝 놀랐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럴 때마다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면서 불평을 하게 된다.

운전은 생활하는데 필수조건이다. 하루 이틀 차를 타다 말 것도 아니니 제발 깜빡이를 사용하는 것이 몸에 배도록 노력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끼어 들 때도 신호를 주면 앙보 받을 수도 있을 텐데 무조건 차머리부터 들여 밀고 들어오니 잠시 방심하다가 접촉사고 나기 십상이다. 깜빡이를 주면 오히려 차가 끼어들지 못하게 하려고 차들이 바짝 붙어서 가기 때문에 일부러 깜빡이를 주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민도가 낮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행동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데서 시작된다. 정신 차려 깜빡이를 제대로 주기, 운전하면서 동시에 껌 씹고 담배피우며 전화하지 않기, 먼저 가려고 차선 가로막고 뒤에 차가 가지 못하도록 피해주지 않기, 차에 앉아 담배꽁초와 휴지 아무데나 버리지 않기, 침이나 가래침 함부로 뱉지 않기 등 간단한 듯하지만 꼭 지켜야 될 법규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서로 편하게 살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습관이 되면 모두 올바른 태도로 살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깜박이를 켜듯 상대방의 입장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작은 마음이 필요하다.

깜빡이를 켜는 아주 작은 배려가 우리의 위상을 높이면서 국격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세상 살아가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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