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꽃이 피면 바빠지는 사람들…
상태바
배 꽃이 피면 바빠지는 사람들…
  • 김완수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4.01 14: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 중앙신문=김완수 | 4월이 되면 과수원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배꽃을 비롯하여 복숭아꽃 사과꽃 등 겨울잠을 잔 과수나무들이 일제히 꽃이 피기 때문이다.

올 해도 봄 날씨가 좋아서 우리지역의 배, 복숭아 꽃피는 시기도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4.중순부터 시작 될 것 같다.

농촌진흥청 발표에 의하면 배꽃의 경우 중부지방인 경기도 수원시와 충남 천안시는 41620일로 평년보다 37, 강원도 원주시는 41619일로 평년보다 69일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나타났다. 복숭아꽃이 활짝 피는 시기도 남부지방인 경북 청도군은 4810, 중부지방인 경기도 이천시는 41721일로, 평년보다 37일 이를 전망이다. 전북 전주시는 4811일로 평년보다 48일 빨라질 것으로 분석 됐다.

, 복숭아꽃이 피는 기간에는 비도 없고 날씨도 좋아야 벌, 나비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의 활동이 활발해져서 수분과 수정이 잘 돼서 좋은 과일농사로 기약 할 수 있기 때문에 꽃피는 시기의 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꽃피는 시기가 빠른 것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일찍 꽃이 피면 과일을 맺도록 수분을 도와주는 꿀벌 등 방화곤충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거나 혹시 닥칠 기상이변에 따른 저온 피해와 고온 피해에 노출 될 정도가 그 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농업기술원을 비롯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는 과수 전문지도사들은 이 시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여 배나무를 살펴보게 되고 좋은 배 생산을 위한 인공수분용 꽃가루준비와 인공수분 교육에 온 힘을 기울인다.

인공수분은 이슬이 걷힌 뒤인 오전 10오후 3시 사이, 하루 23회 정도 하는 것이 알맞다. 다음 날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는 늦은 오후까지 작업을 진행한다. 꽃 필 무렵 날씨가 건조하면 암술 수명이 짧아지므로 인공수분 시기는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한다. 배꽃은 보통 개화 후 34일까지 수정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개화기에 고온 건조시는 암술의 수정 능력이 1일정도로 단축되므로 조기에 인공수분을 해야 한다. 개화기의 고온 건조시 주두의 수정능력 여부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화된 꽃의 약이 미개약 되어 분홍색으로 약간 남아 있는 꽃에 인공수분을 해야 인공수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이른 개화에 늦서리 피해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과수원 방상 팬 등도 점검해 저온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인공수분을 하려면 꽃가루를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데 이 꽃가루가 중국산을 수입해서 쓰는 농가가 많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1~2월 중국에서 수입한 배꽃가루는 1,72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검역 실적에 비해 70% 이상 크게 늘어난 수치다. 사과 역시 31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0보다 40% 정도 늘었다. 이는 지난해 언 피해와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 날씨로 인해 올해 개화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사과·복숭아 등에 쓰이는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배의 경우 대다수 농가가 인공수분을 실시하는데, 꽃가루 수입량은 20171,714, 20181,160, 20191,928수준이다. 수입 꽃가루 사용이 이처럼 줄지 않는 것은 국산 꽃가루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수입 꽃가루 가격이 국산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간 농가에서는 자가소비용 인공수분 꽃가루를 채취해왔으나 막대한 인건비와 짧은 채취기간 등으로 어려움이 커 수년 전부터 중국산에 의존해왔다. 문제는 수입 꽃가루의 품질이다. 수입 꽃가루를 사용한 농가가 낮은 수분율 등으로 한해 농사를 접어야 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었다. 전국 배 재배면적의 87%를 차지하는 신고는 꽃가루가 없어 자가수정이 불가능 해 설화리 처럼 교배화합성이 높은 꽃가루를 사용해야 하지만 많은 수입 꽃가루가 품종과 품종별 혼합율 등에 관한 표시가 없어 자칫 한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농식품부는 2013년부터 인공수분용 꽃가루 채취단지를 조성 해 왔지만,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난관에 부딪히며 당초 2022년까지 국내 꽃가루 자급율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은 아직도 요원하다. 성공적인 과수 농사를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수입 꽃가루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일정량이라도 자가 채취한 꽃가루를 섞어 사용하는 것이 발아율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이유다.

또한 수입 꽃가루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사용 전 발아율 검정을 받아야 하는 한다. 또 구입 전 교배 화합성 등을 꼼꼼히 따져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부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꽃가루 은행을 운영하면서 꽃가루의 발아율 검정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으니 적극 활용 해 금년 배, 복숭아, 사과 농사도 실패 없는 영농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 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1호선 의왕~당정역 선로에 80대 남성 무단진입…숨져
  • [오늘의 날씨] 경기·인천(25일, 월)...흐리다가 오후부터 '비'
  • [오늘의 날씨] 경기·인천(22일, 금)...오후부터 곳곳에 '비' 소식, 강풍 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