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감람나무’와 ‘올리브나무’는 같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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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감람나무’와 ‘올리브나무’는 같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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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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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숲 해설가)

| 중앙신문=중앙신문 | 감람나무와 올리브 나무는 한 나무일까? 아니면 다른 나무일까? 성서에 쓰여 있는 나무를 가지고 논한다는 것은 불경죄? 에 해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식물에 관하여 정확하게 아는 것은 그 글을 이해하거나 의미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답부터 말하면 전혀 핏줄이 통하지 않는 다른 나무다. 그런데 신성한 성전(聖典)에 ‘감람나무’라고 등장한다. 성서의 감람은 올리브가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 성서속의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의 견해다.

식물은 세계에 넓이 퍼져있고 기후대에 따라 분포하는 지역이 다르다. 메마른 사막에도 잘 적응하는 식물이 있다면, 물가를 좋아하는 식물이 있다. 추위에 잘 견디는 나무도 있고 더위를 좋아하는 나무도 있게 마련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생소한 나무를 그러한 나무가 전혀 없는 곳에 알리려면 그와 유사한 나무를 찾고 그 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설명하다보면 전달자에 따라 아예 같은 나무로 생각하고 전혀 다른 나무를 같은 나무로 전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카시아가 대표적인 예 이다. 아카시아는 한국에 자라는 나무는 아니다. 아프리카 기린이 이 나무의 잎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꿀이 많이 생산되기로 유명한 아까시 나무가 학명에 가짜 아카시아라고 쓰여 있어도 아카시아로 알려진 것처럼 모양이 비슷한 나무가 가끔은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승리의 월계관이 그렇다. 손기정선수는 1936년8월9일 마라톤으로 세계를 제패한다. 그리고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히틀러로부터 상을 받는다. 이때 손기정선수의 머리위에는 나뭇잎으로 만든 영광의관이 씌워져 있다. 이때 받은 관은 월계수가 아니지만 모두 월계관으로 부르고 있다. 승리의 월계관으로 말이다. 어쩌면 당연이 승자의 머리위에 월계관이 씌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훗날 그 나무모양에 의문을 지닌 식물학자가 “핀 오크”임을 밝혀낸다. 한국이름 대왕참나무다.

“우리말 성서의 창세기 8장11절에 저녁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나무새 잎사귀가 있는지라” 새 잎사귀를 감람의 잎사귀로 기록되어있지만, 올리브와 감람은 결코 같은 나무가 아니다. 중국남부와 인도차이나가 원산지인 감람수(橄欖樹)와는 구별되어야한다. 올리브는 물푸레나무목에 속하고 감람은 무환자나무목 감람과(橄欖科)에 학명이 Canarium album 으로 불린다. 식물학상 분명하게 구별되는 나무다. 올리브나무가 중간키 나무라면 감람나무는 큰 키에 30미터까지 자라는 나무로 잎도 올리브나무와는 확연히 다르다. 다만 열매가 비슷하다. 중국의 감람나무가 올리브와 남남끼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나무들이 같은 이름으로 성경에 표현되어 왔다. 이렇게 사용되어 온 데는 우리말이나 중국말에서 아예 잘못 번역된 성경에 책임이 있다. 번역과정에서 중국에 자라고 있는 감람나무가 올리브 열매와 흡사하여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당연 어느 것이 진실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바로 알아야하는 노력이 필요한때이다. 이러한 국민의 염려를 위하여 “종교 식물원”이 개장되어 관심 있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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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2022-12-11 10:53:52
Good!

원종태 2017-10-06 13:23:27
감람나무에 대하여 읽어주시고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산 2017-10-06 13: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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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영 2017-09-22 06:14:20
같은 나무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김진성 2017-09-21 09:40:50
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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