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그리고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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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그리고 그리움
  • 중앙신문
  • 승인 2020.02.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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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수필가·칼럼위원)
유지순(수필가·칼럼위원)

조국이란 말만 들어도 어머니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가슴이 아려온다.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이 마음 가득 피어오르고 금방 향수에 젖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30년 전 가족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가서 만 3년을 살았고, 미국에서도 1년여를 산 경험이 있어 지금도 조국은 나의 가슴 속에 무거운 그리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태극기만 보아도, 조국에 관련된 얘기만 들어도 눈물이 나왔다. 동포들은 만나면 왜 그리 반가운지. 서로 눈빛만 보아도 아 같은 핏줄이구나 하는 느낌이 전신을 훑고 내린다. 조국이 있어 얼마나 행복하고 뿌듯한지 겪어보지 않으면 잘 느끼기 힘든 감정이다.

퇴직 후 이들을 따라 캐나다로 이민 간 친구한테서 오랜만에 반가운 편지가 왔다. 한국에서와 똑같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실시간을 인터넷이나 뉴스로 보고 있으면서 조국에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좋아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황사 때문에 고생은 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선거의 결과가 좋아서 살기 좋은 조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염원도 담아 보냈다. 조국의 산야를 누비고 다니던 추억들을 떠올리고 눈물지으며 조국을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두지 않았다면 털끝만한 관심도 갖지 낳았을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살기가 쾌적하다는 캐나다에서 살면서도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하는 것은 어떨 수 없는 조국 병이다.

광대하고 장엄하며 자연 그대로 변하지 않는 캐나다에 비해 아기자기한 우리나라 산야의 아름다움이 눈에 선하다고 구구절절이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일 이 땅에 몸담고 있으니 좋은지 어떤지 아무 느낌도 없다. 외국에 나가 사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조국이 있기에 살아갈 힘을 얻고, 삶의 희망이 생기고, 사는 일이 힘들어도 이겨나갈 것이다.

지금은 국가에서 금하는 몇 나라 외에는 세계의 어떤 오지라도 가서 살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 있다. 반면 많은 세계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타국에서 살면 조국이 더 생각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살면서 조국을 그리워하듯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잇는 외국인들도 자기의 조국을 그리워하는 심정은 똑같다.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이 발간한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결혼. 출산형태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에 보면 19951365건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던 외국여성과의 결혼이 20063208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결혼한 남자 10명 중 한 명이 외국인 아내와 살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외국인 여성들이 우리나라 남자들과 살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지금은 도시와 농촌 구분 없이 국제결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3년을 살면서 그 나라 말을 많이 배웠다. 그 후 귀국해서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어 인도네시아 말을 써 본 적이 없는데 지금은 농촌 어디서나 쉽게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 길에서도 가게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우리나라 사람과 거의 구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 일본사람과 중국사람, 몽골사람들, 서양 사람과 같이 생긴 사람들, 까무잡잡한 동남아 사람들, 아주 검은 얼굴을 하고 있는 스리랑카나 아프리카 사람들,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길에서 만나도 낯설거나 어색하지가 않다. 그만큼 우리의 감정도 국제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진 지금 단일 민족이라고 부르짖던 생각들도 바꿔야 할 것이다. 여주에도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외국인이 1500명이지만, 실제로는 2500명 정도가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에 와서 사는 외국인들에게 선입감을 버리고 따뜻한 이웃을 대하듯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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