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아프리카돼지열병)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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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아프리카돼지열병)의 희생양
  • 중앙신문
  • 승인 2019.12.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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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연천군 문화복지국장)
김선일(연천군 문화복지국장)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발생한지도 80여 일이 지나고 있다. 파주에서 시작된 이 전염병은 김포, 강화, 연천을 끝으로 더 이상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이 병은 2018년 중국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북한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뒤 우리나라에까지 전염되는 데는 그리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았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돼지고기는 대체식품이 있어서 안 먹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식량안보 면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기에 돼지들이 전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노고가 컸다.

여하튼 그동안 관계 부처인 농림식품부와 환경부 그리고 각 부처 및 지자체 등에서 방역을 위해 애를 많이 썼다. 관계 공무원, 군인, 경찰, 소방, 주민, 단체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며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도 사태가 종식되지 않아 긴장상태가 여전히 지속 되고만 있다.

현재로서는 이 전염병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왜 발병했고 어떤 식으로 유입이 되었는지 추론만 할뿐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담당 부처에서 조차도 정확한 원인규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항간에 북한 멧돼지가 원인이라고 말들 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무턱대고 의심만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거나 이는 미리 ASF에 대처를 하지 못한 관계 기관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 나라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은 국민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에는 공무원들의 헌신이 숨겨져 있다. 모두가 기피하는 초소 근무에 투입되어야 하고, 방역방제도 해야 하고, 현장에 투입돼 가축들의 뒷정리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이런 하찮고 귀찮은 일을 위해 사무실의 반을 비우고 비상근무에 투입되는 것도 공무원들 할 일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헌신에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단지 실수한 부분만을 들추어내 부각시키려는 부류들이 있다는 것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는 양돈농가의 아픔을 모를까? 다 안다. ASF 처리지침 규정대로만 처신했었더라면 애꿎은 연천군의 70여 개나 되는 양돈농가 20여만 마리의 돼지들을 모두 다 살처분하지 않았어도 된다.

ASF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전국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소 무리하고 다급하게 연천군에게만 선제적 희생을 강요하는 바람에 쌓아 둔 돼지더미로 인한 오염물 하천수 유입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해프닝이 있었다.

천만 다행으로 별반 불미스런 일은 없었고 지금은 ASF의 종식선언만을 기다리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말이 나왔으니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연천군은 이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 헌신의 주인공은 바로 연천군의 양돈 농가들과 연천군수 그리고 공직자들이다. 이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이 기회에 정부에서도 ASF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고 잘 따라준 이들 양돈 농가들에게 특별한 배려와 함께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 마땅하다. ASF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문제들은 전적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별지원이 강구되어야 한다.

실의에 빠진 양돈 농가들의 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우리는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한다. 흔히들 양돈농가들 대부분은 잘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다. 이들은 정부 메뉴얼에 호응하기 위해 현대식 축사를 만들고자 많은 빚을 진 농가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입식을 미루기라도 한다면 이들은 파산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어서 하루빨리 ASF가 공식적으로 종식되고 재입식이 서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기회에 건의하고 싶다. 이 같은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무턱대고 특정 지역을 한정해서 가축들을 모조리 없애는 구시대 방식의 전염병 퇴치 행태를 없앴으면 한다. 왜 병에 걸리지도 않은 가축들을 모조리 묻어 버리는가?

한 나라가 잘되려면 국민 누구나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한다. 국방부장관 말이 다르고 농림식품부장관 말이 다르고 지자체장 말이 다르고 주민의 말이 달라서야 이게 어디 제대로 된 나라라고 볼 수 있겠는가? 뻔히 전염병 원인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늦지 않았다. 금번 ASF는 우리들에게 분명히 교훈을 주었다. 한마디로 모두에게 하나가 되라는 숙제를 남겼다. 정부, 지자체, 국민, 언론 이들 모두가 네 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밝혀주는 기관은 언론이다. 언론도 이 기회에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제대로 알고 글을 썼으면 한다.

준 전시상태와도 같았던 상황에서 일부 언론에서 정부와 연천군을 특정해 쌓아 둔 돼지 사체 관리부실로 상수원이 오염되었다느니 공무원들이 대처능력이 모자랐다느니 하면서 질타를 해댔다.

그러나 보도에 앞서 현장에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고 정확한 팩트를 알리려는 프로정신이 유실되었다는 데서 아쉬움이 크다.

구제역 때도 그랬고, 수해 때도 그랬고, 대형 산불, 한해 등 온갖 재난재해 때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 쏟아 붓고 헌신한 사람들의 노고는 뒷전에 두고 오로지 특종만 생각하는 얄팍한 상혼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입증하고도 남는다.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 때로는 숨기고 감추고 눈감아 주는 선의에서 비롯된 애국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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