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국민 기본권 침해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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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국민 기본권 침해해선 안돼
  • 박남주 기자
  • 승인 2019.12.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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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작금의 정치행태를 보면 참으로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민생은 간곳 없고, 오로지 자기네들의 밥그릇 싸움에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심하다 못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그래서 국회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0대 국회가 채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느닷없이 국회에 등장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때문이다.

필리버스터란 의회에서 다수당이 수적 우세로 법안이나,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소수당이 표결을 방해하는 행위다.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게 바로 이 필리버스터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끝내기 위해선 토론에 나서는 의원이 더 이상 없거나, 필리버스터 종료에 대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 또는 국회 회기가 끝나야 한다.

필리버스터 종료가 선포될 때까지 본회의는 산회되지 않는다. 의원들은 1인당 1회에 한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해당 안건은 즉시 표결에 부쳐지게 된다.

자유한국당이 이 제도를 명분으로 유치원 3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 199개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함에 따라 국회는 사실상 휴면(休眠)’ 상태에 빠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회의를 개의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이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등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한국당의 기습 필리버스터 공격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결국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은 물론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3중 일부 법안, 대체복무제 관련 법안 등 주요 민생·경제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국민들은 국민들을 잘 섬기라고 국민의 대표로 선출했건만, 결국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사리사욕(私利私慾)에만 집착하는 현실을 보는 국민들의 실망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 발목 잡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민생법안 시급하다 민주당은 들어와라는 구호를 외치며 민생법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여당에 떠넘겼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계속되는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이제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는 심산(心算)이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이 저항의 대장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불법 패스트트랙의 완전한 철회 선언과 친문(친문재인) 게이트국정조사 수용일 것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국회의원들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이다. 국회는 국민의 삶을 담보로 서로 경쟁하는 민의의 전당이다.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만큼 치열한 흥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삼으면 그 보복은 반드시 당사자 본인한테 돌아간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야당 대표의 단식은 몹시 위험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목숨을 걸고 위험한 투쟁방법을 선택한 것은 다른 방도가 없다고 판단해 결기를 드러내려 한 결정이었을 테지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리더십 위기의 돌파구를 단식을 통해 투쟁의 결과로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지만 명분없는 투쟁은 반대로 극심한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기본권까지 침해할 소지를 안고 있는 필리버스터’. 야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한 마지막 카드인 이 필리버스터가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 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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