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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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나들이
  • 중앙신문
  • 승인 2019.10.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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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 (수필가, 칼럼위원)

해마다 나의 생일이 되면 서울이나 여주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충남 서천 지역에 있는 국립생태원에 근무중인 큰 아들 사정도 알아보고 생태원 견학도 할 겸 그 쪽에서 시간을 갖기로 결정하였다. 큰 아들이 직장을 옮겨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었고, 빠듯한 살림에 두 집살이를 하니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은 터에 다행히 적응을 잘하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

사실 이번 여행은 오랫동안 벼르고 기다리던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가족 모임이라지만 일행은 우리 내외, 큰며느리와 손자, 이렇게 넷이다. 예정은 작은 아들 가족과 딸네도 참여하려다가 사정이 생겨 빠졌고, 큰 아들이 군산 시내의 숙소에서 합류하여 일행이 다섯이 되었다. 며느리가 운전하는 차에 앉아만 있어도 되니 마음도 편하다.

아주 오래전 군산을 방문하였을 때, 월명공원에서 군산 시내를 내려다 본 후 다시 찾은 군산은 어마어마하게 달라져 있었다. 새만금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을 가르고 땅을 넓혀 공단을 세웠다. 신구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시가지를 꾸며 놓았다. 한창 말썽이 있는 어느 자동차회사도 여기에 있고, 토요일 오후인데다 노조가 분규중이어서 그 넓은 공단이 썰렁하다.

총 길이 2.5km 경암동 철길 마을은 해방 전 신문용지를 나르기 위해 만든 철로인데 아주 없애지 않고 추억을 곁들여 살필 수 있도록 소품, 장난감, 간이 스낵, 사진관, 교복대여점 등을 철길 옆에 두어 나이든 관광객들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일제의 수탈시기에 어느 고관이 살았음직한 일본식 ‘히로스’ 가옥이 아직 건재하여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건너편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라는데 국가등록문화재 64호로 지정되어 시내 관광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내의 즐비한 관광명소들을 뒤로 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간다. TV에도 나왔던 게장 백반집이다.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 구석에 한 자리 차지하고 주문을 하니 한 참 후에 식사가 나오는데 밑반찬이 빈약하고 게장의 양이 적어 실망이다. 그러나 어쩌랴. 잔뜩 기대를 하였던 나의 욕심이 잘못이지.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고 그리고 미래가 촉망되는 도시 군산, 나의 동창생이나 지인들이 있어 정감이 가는 항구도시는 한 때 야구로 유명하였었다. 그 학교는 어디에 있는지 눈여겨보아도 안 보인다.

아들의 안내로 찾아간 국립생태원은 군산 건너 충남 서천군에 설립한 또 하나의 지구다. 생태계에 대한 연구, 전시, 교육을 실시하는 아시아권역의 생태분야 대표기관이라고 한다. 998,000㎡의 넓은 벌판에 세워 5,400여 종의 동식물, 어류를 전시하는데, 열대, 사막, 극지관, 지중해관, 온대관 등 다양한 기후대별 생태계와 한반도의 숲과 습지를 보여 준다.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을씨년스런 날씨에 그 넓은 곳을 구경하는 건 무리라고 위에 열거한 세계 5대 기후를 전시한 에코리움이나 보는데 펭귄의 아장아장 걸음걸이, 듣도 보도 못하던 물고기들의 유영, 극지에서 살아남는 식물 등등을 보며 생태자원 보존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는 채만식문학관이 있다. 일제 강점기 암울한 한 시대를 살았던 백릉 채만식(1902. 7. 21- 1950. 6. 11)선생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2층으로 아담하게 지은 건물에 몇 분 직원들이 한가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군산을 배경으로 한 1930년대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탁류”의 작가 채만식 선생은 짧은 생애를 살다 간 불우한 문인이었다. 치열한 삶의 여정과 고뇌 속에서 태어난 작품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장편소설인 탁류 상하권, 태평천하 등 작품 3권을 1 만 원에 보급하고 있어 얼른 샀다.

새만금 방조제는 1991년 노태우대통령 시절 착공한 세계 최장의 방조제라는데, 부안, 고군산군도, 군산을 잇는 대 역사의 산물이다. 길이가 33.9㎞나 되고, 축구장 37,130 여개 넓이의 새 국토가 생겨났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경, 중간 중간에는 쉼터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

반주를 곁들여 주꾸미볶음으로 만찬을 즐기고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에 들어가니 벌써 해가 저물었고, 건너다보이는 군산, 서천의 야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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