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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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화두
  • 중앙신문
  • 승인 2019.09.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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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위원)

인생이라는 삶을 살다 보니 때로는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척척 되어가는겻도 있는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될 성싶으면서도 죽어라 하고 안 되는 일이 많다. 문명이 너무 발달하여 하룻밤 사이에도 세상이 달라져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든다.

거기에다 무심한 세월은 경주마를 탄 듯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세월만 거론하면 주눅이 들고 착잡한 분위기 속에 빠져든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나이를 먹어도 알지 못하고 그 어느 곳에 물어봐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가 없다.

모름지기 세월이 가르쳐주는 명세서대로 따라야만 하고 순리의 물 흐름 속에 차분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인생살이에 접목되어야 하지만. 요즈음 대두되는 사회적 현실을 보면 자연적인 변화보다는 인공적인 변화가 무쌍하여 지구 멸망의 대재앙의 조짐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서 사는 게 곤혹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사람이 많다 보니 인간의 존엄성을 숫체 무시당하는 무기력한 생활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대인 기피증과 실어증에 시달려간다. 원컨대 삶의 무거운 체증 속에서 발생된 어두운 이야기들만은 눈처럼 하얗게 세정되어 주길 바라지만 그건 애절한 나의 소망일 뿐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지워지지 않고 얼룩진 흔적으로 남아 머릿속을 떠날 줄 모른다.

나이를 먹어가고 머리가 희끗희끗 반백이 되어가니까 불제자가 아님에도 인생무상이라는 후회와 고뇌 속에 저절로 빠져든다. 솔직히 내 인생에 있어서 불꽃같이 정열적이었고 아름다웠던 봄날은 그 얼마나 있었을까?. 머릿속 기억을 밤새도록 찾아봐도 불행했고 가슴 아팠던 사연들만 쓰레기처럼 수북이 쌓여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살이를 사계절로 구분해보니 꽃피는 봄은 이십 대였고 무성한 여름은 삼사십 대였으며 풍요의 가을은 오륙십 대였다. 그리고 춥고 힘든 겨울은 칠십을 넘긴 황혼의 고령으로 분류된다.

사람으로 태어나 모두가 겪게 되는 일이지만 나이 들면 누구나 검은 머리가 흰머리로 퇴색되고 싱싱했던 피부는 세포조직이 노화로 인해 시들은 꽃처럼 볼품이 없어진다.

나이 든 사람마다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절실히 그리워지는 것은 한때의 떠들썩한 영화와 기쁨보다는 일상의 생활 속에 웃음꽃이 지지 않는 작은 행복들이다. 그 행복들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집집마다 사진첩과 액자로 표구하여 하루의 여과 속에서 매일 보는 즐거움을 갖고 싶어 한다.

인생 이란 것이 이미 정해져 있는 만남과 헤어짐의 철칙으로 인해 언젠가는 생의 율동이 정지되겠지만 사는 동안만은 변화무쌍한 삶의 무색 지대에서 세찬 비바람에 조난을 당하거나 멘붕 상태로 붕괴되고 싶지 않다.

그저 행복이 꽃피는 결정체 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욕심이 곱씹혀진다 득도의 경지 에이른 큰스님들의 화두는 언제나 세상을 향해 몸을 낮추고 다가가길 바라는 것이 깨우침의 설법이다. 부처의 말씀을 기록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몽고와의 항쟁으로 핍팍해진 고려의 국운을 중건하기 위한 자구책이었으나 대승적으로 보면 사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백성들의 마음을 불교를 통해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국책 사업이었다. 무릇 산사에서 울려 나오는 스님의 독경소리는 부처를 숭배하기 위한 예불 소리라기보다 중생의 허물을 벗어나기 위한 고통스러운 기도문으로 들려진다.

부처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사람의 본심에는 생사 거래가 없다고 한다. 누구나 태양을 보면 밝음을 보고 산을 보면 우직함을 갖고 초목에서는 굳은 의지력을 느낀다고 했다. 법당의 스님들 가르침 역시 사람마다 유연함과 청정함을 느끼는 것이 인간 본색의 정석이라고 부처를 대변한다.

그동안 삶의 진리를 통해 인생의 업장을 누려볼 때 자제를 잃고 설쳐댄 허황된 욕망보다는 열정의 노력을 대가로 이루어진 작은 결실들이 그래도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느껴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에서 노승의 화두처럼 순간적으로 떠올려지는 것은 오직 행복을 바라는 마음뿐이니 참으로 내겐 과욕이요 지나친 욕심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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