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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순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19.08.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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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9988234는 아흔아홉 살(99)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 3일 만에 생을 마감(4)한다는 유행어다.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본래 인간이 타고난 수명은 120세가 넘는다고 한다. 스스로 관리를 잘 못해서 병이 나고, 누려야 될 수명보다 일찍 죽게 된다. 누구든지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과식과 음주 ,흡연, 과로, 운동부족,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는 건강을 해치는 요소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나이든 사람에게만 해당 되는 일이 아니다. 9988234의 생활을 하려면 젊어서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일찍이 몸에 밴 습관이 나이 들어 자연스럽게 표출되어야 힘 들이지 않고 좋은 삶을 정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갈 짝이 있다면 더 할 수 없이 좋을 것이다. 오래 함께할 짝에게도 젊어서부터 정성을 들여야 몸의 상태를 좋게 유지시켜, 들인 만큼의 정성이 내게 돌아와 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게 하는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영양과 운동, 의지라고 한다. 영양의 황금비율을 잘 조화시켜 질 좋은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운동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이다.

젊어서 반듯하게 살다가, 은퇴 후에는 열심히 몰두할 일이 있고,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이 있어야 하며,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은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일보다는 혼자 하는 일이 좋다고 한다.

남편은 오래전부터 꿈꾸어 오던 벌을 치고 있다. 나이 들어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할 수 있으며 꾸준한 노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벌치는 일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작업이라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은 자연 속에 묻혀서 산다.

양봉업을 하는 사람은 비교적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한다. 좋은 자연조건과 신비의 효소가 들어 있다는 꿀과 그 벌에서 나오는 몸에 좋다는 부산물도 한 몫을 했을 것이며 무엇보다 적당한 노동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인 것 같다. 

아직은 경제적인 것과 결부시켜 생각할 만한 채비가 되지 않았지만 돈도 벌 수 있다면 노후의 할 일로서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남편과 같이 벌 키우는 일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사는 것이 나에게도 행운이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 삶이 형성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생각이 투자되었다.

젊게 사는 것은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언제나 마음을 젊게 가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린다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지 건강과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90세가 되면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똑같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 이웃에 100세 가까운 분이 계시다. 살고 있는 집이 좋은 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멀쩡한 양옥집을 두고 그 옆에 허술한 원두막을 만들어 기거한다. 

음식도 도토리묵이나 두부에 양념장 찍어 먹는 것을 즐긴다. 오직 생명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살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이다. 장수(長壽)보다는 낙수(樂壽)를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사는 날까지 즐겁고 건강하게 살다가 2, 3일 내에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그런 복이 어디 있을까.

9988234를 깊이 생각하면 살아온 삶과 앞으로 살아야 될 삶에 대해 꼼꼼히 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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