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섭의 목화솜 모정]존경하는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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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의 목화솜 모정]존경하는 선생님께
  • 중앙신문
  • 승인 2019.07.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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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 (수필가, 칼럼위원)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씨앗이 되었을 때 선생님은 밭을 일구시고 거름을 풀어 기름진 옥토를 만드신 후 씨앗을 밭에 심어 물주고 잡풀 뽑으시며 키워주셨습니다. 바람이 불면 방패막이가 되셨으며 가뭄과 홍수를 만나면 안절부절 못하셨지요.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치실 때 쉽고 어려운 학문을 골고루 가르치시어 떡잎부터 남다르게 자라도록 배려하셨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1세에서 5세까지 지능의 50%, 5세에서 8세까지 지능의 30%가 채워지고 8세 이후에 나머지 20%가 채워진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최고 학부를 마칠 때까지의 20%가 인생을 좌우하게 되는데 그 20%를 책임지고 채워주시는 분이 곧 선생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군사부(君師父)일체라고 배웠고 부모님만큼 소중하고 고맙게 모시는 것입니다. 나의 지식을 풍부하게 해 주시고 내 행동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시는 분, 선생님의 노고, 은혜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모자랍니다.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날마다 해마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깨우치심에 그 앞과 뒤에는 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꿈을 키워 주시고 희망을 불어 넣어 주시며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학교에서 주로 학문을 지도하시는 분을 선생님으로, 종교나 도가(道家)에서 도의 이치나 원리를 주로 가르치는 분을 스승으로 부르다가 이제는 구분 없이 스승으로, 선생님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학문을 직접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큰 스승으로 석봉 한호의 어머니를 꼽고, 스승과 제자의 도리를 다한 사제지간으로는 중국의 성현인 공자와 그 제자 안회(顔回 顔子 BC521-490)를 꼽습니다. 왜 우리 주변에 이러한 스승이 없겠습니까. 너무 많은 훌륭한 선생님이 계시지만 자신의 공로를 감추시니 저희가 알아 뵙지 못할 뿐이지요.

벼랑 끝에 선 제자를 구한 선생님의 예도 수 없이 보아 왔습니다. 학비가 없어 학교에 못 오는 학생, 소년 소녀 가장이 되어 가계를 책임지는 제자, 잘못을 저지른 제자. 선생님은 월급봉투를 털고, 입고 있는 내 옷을 벗어 입혀주시고, 잘못을 저지른 제자 대신 손발이 닳도록 빌고 올바른 길로 제자를 인도 하셨습니다.

우리는 스승의 높은 은혜와 공로를 기리고, 일순이나마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스승의 날’을 지정하고 해마다 기념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은혜야말로 365일 갚아도 모자라지만 그나마 이것도 충남 강경여고 학생들이 1963년에 병석에 누워 계신 은사님을 병문안하고 간호하면서 시작한 일이 효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기념하다가 1982년 정부에서 민족의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였다 하니 너무 늦은 셈이지요.

공주의 어느 초등학교앞, 노란 교통안전 깃발을 든 한 할아버지가 안전지도를 하며 아이들에게 “예뻐요, 착해요, 사랑해요”하고 외치면 아이들은 “교장선생님 사랑해요”하고 대답한다는군요. 10년 전 이 학교를 정년퇴임하고도 30년 동안 해오던 교통지도를 계속 한다 네요. 조동수 전 교장선생님은 지나가는 운전자들에게도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를 한답니다. 안전 운전을 부탁하는 것이지요.

저희는 ‘오늘은 속이 안 좋구나. 이거 너 먹어라.’ 하시며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내어 주신 선생님의 일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모두 스승의 은혜입니다.

세상은 문화가 바뀌듯 사람들의 인성(人性-人間性-仁)도 많이 바뀌고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때는 학교교육이 잘못되었다고 원망도 하고 가정교육, 사회교육을 재정비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해결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있으나 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고 흔히 이야기 합니다. 어느 조직, 어느 단체나 같습니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께 정말 죄송합니다만 선생님 자격도 안 되는 인격 파탄자가 선생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스승의 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가 스승의 자리에서 성스런 교육의 장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짓을 제자에게 저지르고, 교육과정에도 없는, 국시(國是)에 어긋나는 황당한 거짓을 어린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고 있으니 교육현장은 물론이고 나라의 장래가 극히 염려되는 대목입니다. 

몸과 마음을 다해 지성껏 학생을 지도하고, 교육현장을 지켜주시는 대다수 선생님들의 노고를 방해하며 엉뚱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일부 몰지각한 교직자를 보는 저희들은 존경하는 선생님이 그리울 뿐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선생들이 속히 제 자리로 돌아와서 천진무구한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이 땅에서 밝고 맑게 자랄 수 있도록 참되게 가르치고, 학생들도 학문과 덕행을 쌓아 제자의 도리를 다하여 국가의 동량으로 자라고, 백년대계인 교육이 정상화되기를 축원하며, 마음으로 선생님의 은혜를 되짚어 봅니다. 올해 ‘스승의 날’에도 찾아뵙지는 못하고 하얀 카네이션 꽃다발을 한 아름 마음속으로 바치겠습니다.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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