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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의 살맛나는 세상]물 이야기
  • 중앙신문
  • 승인 2019.05.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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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쏟아지는 수돗물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남한강 가에 살면서도 수돗물 구경을 못하고 지냈다. 지난겨울에야 수도가 집에 들어왔다.

전깃불 없이 어둡게 살다가 전기가 들어 온 것만큼이나 수돗물의 편리함을 누리고 산다.

수돗물이 없을 때는 지하수를 썼다.

지하수를 쓸 때는 장마철이면 모터에 빗물이 들어갈까 여간 마음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수돗물이 들어오니 그런 걱정도 없어지고 점점 오염되고 고갈되어 가는 지하수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새삼 물에 대한 고마움이 크게 느껴진다.

UN은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했다. 물의 날 주제가 ‘물과 재해’인 것을 보면 물이 인간에게 끼칠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소말리아와 케냐, 에티오피아와 같은 동아프리카에는 45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왔다고 한다.

다음 달까지도 비 올 확률이 거의 없다는 기상예보에는 쓰나미 만큼이나 무서운 재앙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안겨준다.

우리나라도 강원도와 남부지방 일부에서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물은 순환을 하며 하천과 호수, 지하수에 항상 차 있어야 하는데 장마 때는 물이 넘쳐흐르고 가뭄에 말라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농림부는 농촌마을 3만6000곳 가운데 수량과 수질 문제로 식수대책이 필요한 마을을 4200곳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간이상수도의 수질기준 부적합비율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물은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고 물을 아낀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살던 때가 얼마 전 일이다. 몇 년 전까지 물을 사먹는 유럽 사람들 얘기를 들으며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생수를 사먹거나 정수시킨 물을 먹는다. ‘물 씻어 먹는 나라 없다’고도 했지만 지금은 오염이 심각해 가능하다면 물도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하는 시점까지 왔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 부족국가이다. 그런데도 물이 풍부한 나라로 분류되는 일본이나 영국, 미국보다 쓰는 양이 더 많다니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전에는 물건을 아끼지 않고 함부로 쓸 때 ‘물 쓰듯 한다’라고 했다. 이제는 ‘물 아끼듯 하라’는 말로 바뀌어야 될 것 같다. 석유 값보다 더 비싼 물도 있다니 황당할 뿐이다.

우리 몸의 70%가 물로 만들어져 있어 음식은 사흘 굶어도 견디지만 물은 사흘을 먹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 인간뿐 아니라 이 세상에 생명을 가진 모든 것, 동물이든 식물이든 물이 없으면 생명을 부지하지 못한다.

우리 집 뜰에 있는 작은 연못에는 창포와 수련이 자라고 가제와 붕어, 개구리가 놀고 있다. 가끔 개구리를 잡아먹으려고 백로가 날아오기도 한다. 생명의 원천인 물로 인하여 우리는 풍요로운 삶도 누리고 아름다운 정서도 살찌운다.

물은 생명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면 물의 입자가 고운 모양을 띠고 웃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물 한테 나쁜 얘기를 들려주거나 고통을 주면 물의 입자가 험한 모습을 띤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소중하고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다루어야 된다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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