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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촌의 세상 돋보기]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운명’을 읽고
  • 중앙신문
  • 승인 2017.05.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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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촌(수필가, 칼럼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운명’을 두 번 읽었다.
수년 전에 아들이 ‘감동스러운 좋은 책이에요, 어머니 읽어 보세요' 라고 하면서 색연필로 밑줄이 잔뜩 그어진 책을 가져다주었다. 사십 대인 아들이 감동을 받은 책이라니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더구나 아들이 밑줄을 그어 놓은 글들은 어떤 것들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460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었다. 첫 번째는 변호사로서의 저자, 정치인으로서의 저자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이번 두 번째는 대통령으로서의 저자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전달되는 의미가 다르다.


저자는 어릴 적인 1960년도의 사연도 일기를 적듯, 시대상을 꼼꼼하게 그려 놓았다. 긴 세월을 주름잡아 보면 검댕이 묻혀지는 연탄 배달을 창피하게 생각했던 가난했던 소년이 오늘날 대통령이 된 것이다. 꼬마라고 귀여워하며 사탕을 주던 수녀님이 천사 같이 보여서 어머니와 같이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는 대목에도 나는 울컥했다. 가끔은 반항기도 있었으나 어릴 적 가난한 삶에서 얻은 것은 비관이 아니라 끈기와 터득 그리고 지혜가 자라났다.


가난이 저자를 가슴 따뜻한 사람, 의지가 굳은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성실과 사랑으로 자녀들을 대했던 부모님의 ‘바름’이 오늘의 대통령을 만든 원동력이 되었을까.
어느 한 사람의 자서전적인 책을 읽고 나면 그 사람에 대하여 덕목이나 철학 그리고 자질과 능력이 어느 정도는 감지된다.


성공과 좌절의 숱한 경험을 번갈아 치르면서 살아온 저자는 후보 시절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자신을 드러냈다. 그렇다. 다양하게 경험하며 살아온 과거가 있으니 과거의 공과 과를 잘 이용한다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예순이 넘도록 살아온 저자의 삶은 치열했으나 근본은 의로웠으며 따뜻했다.


이제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깊은 상처와 상처 난 자존심을 다스리려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새 대통령에게 대하여 어느 때보다 기대하는 것이 많다. 대통령께선 진정 국민이 원하고 걱정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바로 알고 있는지 숨을 죽이면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정치 스타일이 ‘오바마’를 닮았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커피 한잔 들고 청와대를 거니는 모습을 보고도 감동하고 손수 식권을 들고 삼천 원짜리 직원 식당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도 국민들은 막혔던 가슴을 쓸어내린다. 함께 밥을 먹은 직원의 빈 그릇을 치워 주는 사소한 모습에서도 가슴 먹먹해한다. 사실 탈권위적인 권위야말로 진정한 권위가 아니겠는가.


일부러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의 흉내를 낼 필요도,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 수상’을 닮을 필요도 없다. 오직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이면 된다. 바른 철학과 자질과 능력에다 따뜻함과 선함까지 갖추었다고 믿고 싶은 우리의 대통령, 약한 데는 약하고 강한 데는 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우리의 준비된 대통령이면 된다.
이제 저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머물렀던 자리는 명당이 되어 가고 있다. 부산의 인권 변호사 시절 세 들어 살았던 소박한 변호사 사무실이 명당이 되고 홍은동 평범한 시민들이 사는 빌라와 그 주변이 명당으로 뜨고 있다.


저서 운명에서 ‘권력에 취하면 소신을 잊어버린다.’ 고 한 말씀을 명심하시고 살아온 예순의 삶, 성공과 좌절의 삶을 복기하면서 국정을 펼친다면 분명 퇴임 시엔 온 국민에게 꽃다발을 받는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어 본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평등, 공정, 정의, 겸허, 소통, 신뢰, 솔직, 공존’이라는 단어들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셨는데, 사실 ‘운명’이란 대통령의 저서에서도 그런 단어는 자주 등장했다.
취임사에서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도 하셨으니, 장담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앞날이지만 기대해 볼 수 있는 푸른 길이다.


마지막이 아름다운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한다. 대통령의 성공은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고 우리 자손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나라다운 나라’ 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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