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시장·시의회 바뀌면 기존 개발 ‘리셋’‧‧‧지방의회 간섭·규제 강화에 ‘멍’
상태바
인천경제자유구역, 시장·시의회 바뀌면 기존 개발 ‘리셋’‧‧‧지방의회 간섭·규제 강화에 ‘멍’
  • 박승욱 기자  psw1798@hanmail.net
  • 승인 2019.03.27 17: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땅장사식 접근 안 돼…기업 유치시 기대효과 주목해야”

| 중앙신문=박승욱 기자 | 정부가 글로벌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국가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지정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투자 환경 악화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투자 악화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획기적인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를 앞세워 외국 경제특구와 경쟁해야 할 경제자유구역이 인천시의 곳간을 채우는 ‘땅장사’로 전락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정부가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인천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는 지방선거를 통해 인천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바뀔 때마다 심한 부침을 반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2011년 바이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토지 50년 무상 임대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송도 27만4000여㎡에 유치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현재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동아쏘시오그룹을 비롯해 아지노모도, 존슨앤드존슨, GE헬스케어 등 30여개 바이오 기업·연구기관이 합작·단독투자 형태로 입주해 세계가 주목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전 시장도 송 전 시장의 기조를 이어 ‘송도를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등 해외 바이오클러스터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 바이오 허브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구도심 균형 발전’을 슬로건으로 내건 민주당 박남춘 시장이 당선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인천시는 사업 확대를 위해 송도 기업 용지를 추가로 확보하려는 삼성바이오에 대해 ‘인천지역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 오면 땅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유 전 시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3월 인천시가 연세대와 체결한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및 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도 이번 시의회가 특혜 논란을 다시 제기해 토지 공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국제도시를 표방하며 3200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송도에는 아직 종합병원이 없다.

전임 시장 시절인 지난해 4월 인천시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청라국제도시 ‘G시티’ 프로젝트는 박 시장 취임 이후 재검토 과정에서 대규모 생활숙박시설 문제 등으로 제동이 걸려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로 민주당이 절대의석(전체 37석 중 34석)을 차지한 인천시의회는 삼성바이오 유치와 연세대 송도캠퍼스 사업을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꼽고 있다.

시의회는 시민 재산(송도땅)을 조성원가보다 싸거나 무상으로 민간사업자에게 넘기는 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최근 ‘경제자유구역사업 설치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가 토지를 민간사업자에게 조성원가 이하나 무상으로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하기 전 시의회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27일 “중국과 베트남, 터키 등 신흥국들이 과감한 세제·토지 인센티브를 내걸고 글로벌 기업들을 경제특구로 유치하는 사례에서 보듯 토지가격을 따지는 경직된 자세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여주에 여섯 번째 ‘스타벅스’ 매장 문 연다...이르면 4월 DT점 오픈
  • 대학교 연못서 여성 시신 발견…국과수 사인 감정 의뢰
  • 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㊾ ‘송도의 금강’으로 불린 청량산
  • 고양 화정동 음식점서 불, 18분 만에 진화
  • [영상] 고양 일산서구 아파트서 불, 50대 여성 부상
  • [오늘의 날씨] 경기·인천(25일, 월)...흐리다가 오후부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