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섭의 목화솜 모정]군인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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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의 목화솜 모정]군인들 힘내자
  • 중앙신문
  • 승인 2019.03.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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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 (수필가, 칼럼위원)

군은 계급사회다. 계급은 힘이다. 계급장은 사람을 돋보이게 하고 우쭐하게 만든다. 군은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집단이어서 씩씩하고 싱싱하다.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젊은이들은 국가의 표상이고 국민의 보람이다. 다른 지방에서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탓에 관습이나 모든 것이 다르지만 계급문화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 교육과 훈련에 혼연일체가 되어 매진하지만 같은 또래끼리 모여 있고 혈기가 왕성하다 보니 간혹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누가 무어라 해도 군대는 다녀와야 하고 병영생활을 통해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걸 잘 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후배들은 대한민국의 혁신과 발전의 증인이 되고 동력이 되어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보배들이다.

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이 군대에 가서 훈련 잘 받고 인간적으로 성숙하여 늠름한 모습으로 제대하기를 바라기는 어느 부모나 똑같다. 이 젊은이들은 어버이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한다.

50년 전 육군소위로 임관하여 전방 소대장으로 부임하니 배운 것과는 다르고 병사들의 생활이 열악하여 모든 게 낯설었다. 후보생 때나 보병학교에서 배운 원리원칙은 실제로 맞지 않았고 한글도 제대로 못 뗀 병사들에게 소위 계급장을 들이 미는 건 무리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국방을 향한 그들의 눈매가 살아 있고 의욕이 넘쳐 소대장 근무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0.5초 내 집합’ ‘옷에다 몸을 맞추어라’ ‘안되면 되게 하라’ ‘푸른 제복의 사나이’ 등등 생소하면서도 친밀한 어휘들을 구사하는 병사들이 생각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였다. 군의 의식주는 항상 미흡하였고 시설은 열악해도, 그렇게 젊은 한때 우리는 불평불만을 참고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받쳤다.

병사들은 계급을 따지지 않고 서로 돕고 솔선수범하였으며 우리들은 전우애, 형제애로 힘든 군 생활을 그렇게 즐겼었다.

내 아들이 군을 다녀온 지 20년이 되었고 이제는 외손자가 군에 갈 차례가 되었을 만큼 세월이 지났다. 가끔 방송에서 보면 군 환경이 확 바뀌고 모든 것이 개선되어 60년대의 군대는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이 되었다.

어느 전직 대통령의 외손녀이자 재벌가의 재원이 군 장교로 입대하기위해 시험을 쳤는데 면접시험만 남아 합격이 결정적이라고 크게 보도가 되더니 합격하였다고 한다. 신문은 노블레스 오블리즈를 언급하며 장한 일이라고 칭찬일색이다. 그 어머니도 군인의 딸로써 자기 딸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 하는걸 보고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한 그분들의 쾌거가 가슴에 남는다.

국방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갔는데 동료병사의 총이나 구타행위로 목숨을 잃었다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실제로 그런 일이 있으니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와 관리를 게을리 한 지휘관들이 원망스럽다.

학교에서의 인성(人間性)교육이 덜 되고 집에서도 곱게만 자라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후임 병에 대해 계급장의 위력을 보여 주고 자신이 당한 것을 보복하려는 건 아닌지, 사후 약방문이지만 각계각층의 처방이 잇따른다.

병사들 서로간의 전우애가 실종되고 군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아우성이다. 각종 규정을 엄수하고 훈련을 규정대로 실시하는 부대에서는 군기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병영생활과 환경이 크게 개선된 만큼 초급간부와 병사들 사이에 인격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게 지도하고 군복무의 사명의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도 한다. 모두 옳은 말이다.

공군 어느 부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김 일병은 업무가 생소해서인지 실수를 자주 저질렀고 부관인 중위가 질책했고, 두 번 구보를 했다. 한 번은 둘이서 뛰었고 한 번은 부관실 전체가 뛰었다. 부하를 격려하고 서로 잘 해보자는 ‘사랑의 매’라고 생각된다. 다음날 김 일병이 자살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 일병이 너무 나약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 장교의 지속적인 가혹행위가 원인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이 장교라니... 경찰은 의경에 대한 가혹행위가 발생하면 중대장, 소대장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로 했다.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으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육군도 이참에 특단의 벌칙을 행사함이 어떨까. 지휘책임이 있는 장군, 장교를 파면시키고, 가해병사는 감옥에 가두고 민사책임을 물려 집안을 쫄딱 망하게 해도 패를 지어 후배를 괴롭히고, 섣불리 폭력을 행사해 사람을 죽일까.

우리는 군인을 믿는다.

군인의 생일을 맞아 다시 힘을 모으고 뜻을 합치자. 인격형성에 매진하자.

군에 나가 공을 세우는 것은 남아의 뜻이요 역사에 기록됨은 장부의 영예다.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사나이로 다시 태어나 투철한 국가관으로 무장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나라를 지키자. 나라를 빛내자. 군인들! 우리 군인들! 크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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