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안성시 브랜드 ‘안성맞춤? 마춤?’…시, 통합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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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안성시 브랜드 ‘안성맞춤? 마춤?’…시, 통합계획 없어
  • 안성=김종대 기자  kjd3871@hanmail.net
  • 승인 2019.03.0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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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안성=김종대 기자 | 안성시가 안성브랜드를 홍보하면서 '안성맞춤'이란 홍보문구와 '안성마춤'이란 홍보문구를 사용, 소비자의 혼돈을 야기시키고 있어 시금한 개선이 요구된다. 안성시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안성맞춤도시’라는 브랜드 홍보간판이다. 도로변 입간판, 시청 청사 벽면 등 곳곳에 ‘안성맞춤’이란 단어로 쓰인다. 

일죽IC 출구 정면에는 안성시에서 설치한 '안성맞춤도시 안성'이란 간판이 첫 눈에 들어온다. 2019.03.06 (사진=김종대 기자)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안성마춤’이라는 이름도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안성맞춤과 안성마춤, 왜 혼용되고 있을까. 사연은 이랬다.

과거 안성은 상업의 요충지로 큰 장이 서던 곳이었다. 지역 특산물 중에는 맞춤 유기가 단연 질이 좋아 안성에서 만든 유기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그러다 보니 안성맞춤이란 말은 ‘안성’이라는 지명과 ‘맞추다’의 파생어로 ‘맞춤’이 결합해 ‘마음에 맞게 딱 들어맞을 정도로 질이 좋다’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안성맞춤’이란 단어가 한글 맞춤법상 표준어로 지정되기 전까진 ‘안성마춤’이란 말도 널리 쓰였다. 

안성 도로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안성마춤 브랜드. 사진은 한 단위농협의 RPC에 설치한 브랜드 홍보물. 2019.03.06 (사진=김종대 기자)

그러던 중 1998년 안성시는 당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브랜드화할 계획을 세우고, 브랜드명을 정해 상표권 등록을 하기에 이른다. 이웃 화성시는 ‘햇살드리’, 평택은 ‘슈퍼오닝’ 등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는 ‘안성마춤’이라는 말이 표준어는 아니지만, 더 오래 쓰였고, 고유명사화한 ‘맞춤’보단 브랜드로서 특색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특산물 브랜드는 ‘안성마춤’으로 정했다. 이후 2005년까지 7년에 걸쳐 축산물, 곡물, 채소, 과실 등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동시에 타인이 유사 상표인 ‘안성맞춤’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2005년 ‘안성맞춤’ 상표권도 등록했다.

시가 농축산물 브랜드 ‘안성마춤’을 널리 홍보하면서 인지도를 올릴 때쯤인 2002년 시는 도시명 앞에 붙일 도시 브랜드를 정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용역조사와 시민 의견 청취 등을 거쳐 농축산물 브랜드로 ‘안성마춤’이 있긴 하나 표준어법에 맞는 ‘안성맞춤’을 도시 브랜드로 사용하는 게 좋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런 사정으로 도시명 브랜드는 ‘안성맞춤 도시 안성’이 됐고, 농축산물 등 특산물은 ‘안성마춤 한우’, ‘안성마춤 포도’ 등으로 정해졌다.

안성시 관계자는 “브랜드를 각기 다르게 쓰고 있어 헷갈린다는 지적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농축산물 브랜드가 먼저 자리를 잡아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도시 브랜드를 정하면서, 표준어법에 맞게 쓰는 게 좋겠다는 논의 결과가 있어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안성마춤은 상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브랜드를 통합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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