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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청렴함이 닮은 한 나라의 두 영웅
  • 중앙신문
  • 승인 2019.03.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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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인천송도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월남전, 오토바이 천국, 사돈 국가, 삼성 스마트폰 공장, 박항서 축구.

대부분 우리 국민들은 베트남 하면 수도인 하노이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로 꼽히는 제2의 수도는 ‘호치민’이다. ‘호치민’은 사실 프랑스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킨 베트남 정치인의 이름이다. 이름인 ‘호치민’은 ‘깨우치는 자’라는 뜻을 갖고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 이름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호치민 주석은 식민지 상태로부터 조국을 구하고 국가 원수가 된 이후에도 항상 청렴함을 고집했했다. 대표적인 예로 고향과 고향사람들에 대해 일언반구도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이다. 그 이유는 만약 고향이 밝혀지면 연고를 이유로 청탁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는 동안에는 평생 허름한 농민복을 입고 초라한 집에 살았으며, 베트남 국민들은 그를 ‘호 아저씨’라 부를 만큼 친근함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유산으로 남긴 것은 여벌의 옷과 지팡이, 타이어로 만든 슬리퍼가 전부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누구보다 국민과 함께하고 청렴을 지키려 애쓴 훌륭한 정치가였던 것이다.

지난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베트남 국민들이 경기장으로 모이는 길엔 박항서 감독 초상화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엔 베트남 국부(國父) 호치민 전 주석 초상화도 있었다. 경기장 인근에서는 박 감독의 얼굴 그림이 호치민 전 주석의 초상화와 나란히 진열돼 판매되기도 했다. 박 감독과 호치민 주석의 초상화가 나란히 놓인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축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인 인물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스즈키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등 그야말로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에게 박 감독의 ‘소프트 리더십’, ‘책임감’, ‘겸손함’, ‘청렴함’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크게 각광받고 있다.

20대 젊은 대학생들은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과 청렴함이 나를 포함한 주변 친구들이 박 감독님을 좋아하고 있다”며 “학생(선수)들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교과서에서 막연하게 배웠던 호치민 전 주석이 생전에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을 가족처럼 대하고 인자하면서도 겸손하며 평생을 청렴하게 살다 간 인물로 배운 절대 우상 호치민 전 주석의 많은 면들이 박 감독의 이미지와 겹치는 것은 의미 있는 대목이다. 현지 언론들은 박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 때마다 공(功)은 선수들에게 돌리고 과(過)에 대해서는 “전술을 잘 못 쓴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신이 떠안는 겸손한 모습은 베트남 현지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베트남 축구대표 선수들은 “ 항상 선수는 물론 선수들의 부모들까지 챙기는 박 감독님을, 선수들은 신뢰하고, 그를 통해 선수들 내면의 힘을 끌어내는 힘을 박 감독님은 갖고 있다”면서 이번 성과를, 이 전 외국인 감독들은 보여주지 못한 특유의 겸손함과, 청렴한 리더십에서 찾았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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