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건강 위협하는 ‘삼한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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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 건강 위협하는 ‘삼한사미’
  • 한연수 기자  jsh5491@joongang.tv
  • 승인 2019.03.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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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수 (국장)

| 중앙신문=한연수 기자 | 봄철 미세먼지가 걱정 된다. 막바지를 치닫고 있는 올겨울 수도권엔 미세먼지가 가득했다. 내가 사는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의 겨울날씨는 삼일은 춥고, 사일은 따듯하다는 ‘삼한사온’은 온데간데없고 ‘삼한사미’로 바뀌어 버렸다. 

요즘 유행처럼 만들어진 말 ‘삼한사미’는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는 뜻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말까지 생겨났을까. 특히 올해 겨울은 유난히 차가운 북풍이 부는 가운데 중국에서 불어온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 받을 정도였다.

원래 한국의 봄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흙먼지로 한바탕 소동을 겪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많은 올 봄이 유난히 걱정된다. 사정은 심각하지만 이렇다 할 대비책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너무 안타깝다. 항상 미리 하는 대비가 많이 아쉽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경기도 교육청이 2020년까지 3천363억 원을 들여 공립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새로 설치한다고 한다. 또 이재정 교육감은 학교마다 숲을 조성해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내 학생수가 170만 명, 한 학기에 학생 한 명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게되면, 1년이면 340만 그루의 나무가 심기게 되고, 10년이면 3천 400만 그루의 나무가 심기게 된다는 계산이다. 그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땅이 있는 곳마다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이런 정책들이 효과를 보기까지는 적어도 5년 정도 걸릴까? 또 나무를 심고 그 나무가 커 역할을 기대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학교 교실에서라도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게 정답 같다. 늦었지만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와서 그래도 다행이다.

거리에 나가보면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이 부쩍 늘었다. 목이 칼칼하고 나중엔 머리에까지 두통이 생기기 때문이 이를 예방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한다. 이젠 한국에서 시골마을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 산다는 것도 잊혀진 옛말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질이 도심이나 시골 산속이나 매한가지라는 얘기다. 먼 산을 바라보면 뿌옇게 보여지는 하늘이 그 이야기를 대충 짐작하게 한다. 미세먼지가 가득할 땐 도심이나 산속이나 매 한가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이다.

이렇듯 사람으로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현상에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세먼지 문제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인가. 앞으로 다가올 봄날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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