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칼럼]창가의 사색(思索)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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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창가의 사색(思索) (2)
  • 중앙신문
  • 승인 2019.03.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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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위원)

세월이 몇십년 지난 오늘 나는 옛 스승의 독백처럼 황혼의 흐르는 창가에 말없이 섰다. 생각해보면 내 삶의 시간표는 모두가 정신없이 살아온 나날들 뿐이었고 인생길 또한 절벽같은 황혼의 끝자락에 암담하게 서있다.

꿈도 희망도 져버린 길거리 노숙자처럼 거울속에 초체하게 비쳐진 내모습은 나를 더욱더 비탄과 절규속에 빠져들게하고 끝없는 절망속으로 추락시킨다.

비록 허황된 꿈이었지만 그 오래전 소년의 머릿속에 잘못 인식되었던 오색 무지개꿈은 단지 환상속에 불과 할뿐이었고, 광활한 하늘 초원을따라 흰구름 무리를 양떼처럼 몰고 가렸던 저 산너머는 아직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남았다. 또 자욱한 안개 막을쳐서 눈앞의 시야를 가로막았던 저 강은 무슨 사연을 담고있는지 알지 못했으며 저 산 너머로 가는 고갯길이 험한 인생길인줄 미처몰랐고 무심히 흐르는 강물이 삶의 고통스런 눈물인줄 전연 몰랐다.

황혼길에 들어서니 세상에 태어났다가 짧은 인연이란 흔적을 남겨놓고 죽음으로 사라져간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서쪽 붉은 하늘가에 유령처럼 나타나서 죽음의 춤판을 벌리며 나를 끌어 들이려는듯이 덩실덩실 춤을춘다.

인생의 종말은 언젠가는 예고없이 불쑥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삶을 포기하고 영혼까지 버림받게되는 절망적인 귀천만은 하고싶지않다. 불행의 바이러스가 세상을 감염시켜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있지만 행복은 아직도 내 주변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내일의 희망을 가슴속에 부풀린다. 나는 오늘도 생에대한 기쁨을 추스르며 창가의 독백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아스라히 떠오르는 젊은날의 기억들이 별빛같은 영롱한 추억으로 오랫동안 간직되기를 희망하며 나만이 즐기는 완상의 즐거움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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