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학교 지어 기부채납 약속 했는데’… 조합측 입장 번복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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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학교 지어 기부채납 약속 했는데’… 조합측 입장 번복해 논란
  • 박승욱 기자  psw1798@hanmail.net
  • 승인 2019.03.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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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승욱 기자 | 인천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들 “산 넘어 2㎞ 떨어진 학교 통학… 예정대로 학교 설립해야”
조합 “개발 이익 줄어 불가피”
인천시교육청 “계속 협의 나서”

인천시 연수구 동춘1구역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시청과 교육청 앞 집회에 나섰다. 이유는 조합 측이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면서 초등학교를 지어 기부채납하기로 한 약속을 갑자기 바꾸면서다. 입주예정자들과 조합 측의 갈등은 계속 깊어지고 있다. 

동춘1초교 신설 촉구하는 인천 동춘1구역 입주 예정자들이 인천시청 앞에서 학교 설립 기부채납 약속을 지키라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3일 인천시와 교육청, 조합, 집회에 나선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 동춘1구역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초등학교를 지어 기부채납하기로 한 조합 측은 약속을 이행하라며 거리로 나왔다.

현재 조합은 개발 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200억 원 넘게 줄어 학교설립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입주예정자들은 그래도 차익이 남는 만큼 신설에는 지장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말썽을 빚고 있는 인천시 연수구 동춘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10년 5월께 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조합 측의 동춘1초교(가칭)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구역 내 고등학교 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바꿔주는 동춘1구역(40만㎡)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당시 조합은 초교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학교 용지 부담금 감면과 용적률 20% 향상 등의 혜택을 받게 됐다. 이 사업으로 인해 690명의 학생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한 시교육청 역시 학교를 기부채납 받기로 하고 2017년 조합과 협약까지 맺었다.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한 동춘1초교 신설 안건은 지난 2017년 12월 교육부 중투심을 통과, 2020년 9월 개교를 예상했다. 하지만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조합 측이 재정난으로 학교를 지을 수 없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당초 개발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369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142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는 게 이유였다.

학교를 지으려면 297억 원이 필요한데 학교 용지 부담금 147억 원 중에서도 일부만 부담할 수 있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송도 테마파크 사업 시행자인 부영주택이 사업비를 나눠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테마파크 사업 자체가 수년째 미뤄져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태다. 부족한 비용을 댈 주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학교 신설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들은 '조합 측의 말 바꾸기에 애꿎은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동춘1초교가 개교하지 않으면 이곳에 입주할 학생들은 터널과 6차선 도로를 지나 1.8㎞ 떨어진 동춘초교로 계속 통학해야 한다. 어떻게든 개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우선 조합이 학교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을 받은 만큼 행정처분에 들어간다는 방침" 이라며 "공사 중지를 비롯한 행정처분을 하려면 청문과 의견 청취 등 절차를 밟아야 해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18일에도 조합과 회의를 했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는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2일 “학교 용지 부담금은 반드시 전체 금액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만 내는 것으로는 기부채납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중투심에서 재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만큼 2020년 9월 개교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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